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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긴가봐요. 사는게 왜이런지...


BY 임산부 2005-01-10

결혼삼년지나니까 권태기가 오나봐요.

남편이 과묵해도 저혼자라도 같이 있으면 재잘재잘 댔었는데

이제 그것마저도 지겹네요.

제가 뭐 앵무새도 아니고...삼년간 그러고 나니 저두 지치나봐요.

 

남편이 토요일하고 일요일 내리 이틀을 쉬었거든요.

배나온 몸으로 밥해주는거 장난이 아니네요.

사실 내밥차려먹기고 귀찮거든요.

임신하고 집에만 있으려니 많이 우울하구요

임산부가 살찌는거 당연한데 임신 6개월밖에 안되었는데

마침내  60킬로 돌파를 해서 거울속의 내모습을 보니

어느날은 참 임신한 여인의 모습이 아름답구나

싶다가도

어느날은 이제 나도 좋은시절 다 갔구나...

여자로서의 시절은 다 갔구나 싶고

눈에는 눈물이 맺히네요.

 

물론 애기태어나면 열심히 하겠지만

주변에 친정조카고 없었고 다 애키워본 경험없이

한다지만 사실 육아도 좀 겁나구요

(강아지 키우는건 재밌었는데)

그나마 매일 저녁에 운동하는게 낙이었는데

날씨도 추워져서 몇일째 못나가구요

더 우울하네요. 태교도 한두시간이고 집안일도

한두시간 너무 팔자가 편해서 그럴까요...

그래도 맞벌이하면서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

남편은 집에 있으면 하루종일 컴터합니다.

밥먹는 시간빼구요.

저랑은 드라마 한편 같이 봐주고 다 놀아줬다고 합니다.

드라마 한시간 내내 한마디도 안해요.

숨이 막히더군요. 그래도 지금까지

같이 집에 있는날에는 너무 좋았는데

어제 엊그제는 정말 숨이 막히고...

차라리 출근하는게 낫다는 생각까지...

애기를 힘들게 가져서 애기가 걱정되서

밤일도 꺼리게 되고 잘안되더라구요.

남편도 이부분에서 불만이 많겠지요.

기분전환삼아서 요 앞에 영화관가자고 해도

추워서 싫다고 하구요

나가서 한끼라도 해결하고 오면 참 좋겠는데...

이틀내내 밥을 먹어도 (그래도 고기며 생선이며 비빔국수며

열심히 해다 먹이죠)

어떻게 설거지 한번 안해주고...

해달라고 그러면 되지 않겠느냐구요?

처음에 몇번 그랬다가 이제 치사해서 시키지도 않아요.

얼마나 꿍시렁거리는지 말도 못해요.

 

원래 말수없는거 알았지만 이상하게 제가 배가나오면서

더 숨이 막히네요. 시댁갈때만 룰루랄라 신나서

휘파람불면서 서둘러서 가고 제가 어디가자고 하면

궁뎅이 무겁고 춥다고 안나가는 남편

결혼하고 단둘이 바닷가도 딱한번 간 것같아요.

이제 애기태어나면 이런고민 할 시간도 없겠죠?

사랑하는 애기태어나면 행복할텐데

제자신은 어디서 찾아야할지...남편은 육아도

도와줄 사람도 아니구요 그것도 제몫이겠죠.

권태기 맞나봐요.

제인생에서 전환기 남편과의 권태기

옛날이 그립네요. 압력밥솥마저 절 괴롭히네요.

고장났는지 자꾸 약한불로 해도 밑에가 타요.

 

어제 성당가서 미사드리는데

부부끼리 같이 오는 커플이 부러웠어요.

나이 한살한살 먹을수록 더 여유로와지고 해야하는데

전 걱정만 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