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작년 이맘때 돌아가신 시아버님 생각이 나네요.
오랜시간 연애해서 결혼할때도 무척이나 좋아라 해주셨죠.
신랑이 군에 있을때 가끔 찾아뵈면 언제나 아랫목을 내주시며
제 차가운 발을 만져주시곤 하셨죠.
결혼해서도 친딸보다 더 가슴으로 사랑해 주셨습니다.
신랑과 맞벌이를 하는 제가 항상 안스럽게 보였었는지
시댁가면 아무것도 못하게 하셨죠.
그게 늘 시어머니께선 불만이셨죠.
그리고 신랑의 사업실패로 힘들어졌을때도 어머님 몰래
돈해주시며 '며느라 괜찮다. 살다보면 좋은 일도 있다.'라고 항상 다독여 주셨죠.
신랑이 바람이 났을때도 아들을 붙들고 우시던 분이 저희 시아버님이셨죠.
손자 보시고 얼마나 좋아하셨는지...
형편상 시부모님께서 키워주셨죠. 저의 큰아들 시골에서 자랐지만 정말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 많이도 받았지요. 제가 자식땜에 눈물 흘리는거 아시고
누구보다 귀하게 키워주셨죠. 그리고 이제 조금 형편이 좋아지고 둘째를 가져야겠다
생각해서 그 귀한 손자를 데리고 온지 얼마 있지 않아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돌아가시기 딱 한달전 그동안의 고마움을 표현하고자 웨딩촬영을 해드렸습니다.
한복입고 결혼하셔서 웨딩드레스, 턱시도 한번 못입어 보셨을거란 생각에
큰 맘먹고 앨범이랑 액자를 만들어 드렸죠. 그날 얼마나 좋아하셨는지...
못 드시는 술도 여러잔 받아 드시고 그날 하루 내내 웃으셨지요.
그리고 그날 아들집에서 하루 주무시고 아침 일찍 내려가셨지요.
그게 마지막이였습니다. 아버님과 함께 보낸 시간...
작년 당신의 환갑도 못하시고...
그 흔한 여행한번 못가셔서 올해는 꼭 해외여행 보내드려야지 했었는데...
늘 며느리자랑을 아끼지 않으셨지요. 어디가 아프단 말만 해도 약부터 챙겨주셨지요.
시어머니 안계실때면 손수 점심을 차려주셨지요.
뭐든지 주고 또 주고 싶어 하셨지요.
그런 아버님이 오늘따라 너무 생각이 납니다.
이제 둘째 낳아 몇일 뒤면 백일인데 임신 소식들으시고 바로 돌아가셨으니...
둘째 아이에게 꼭 말해주려구요. 이 세상에 계시진 않지만 형만큼이나 너를 많이 사랑하실거라구요.
이제 저의 조금이나마 형편이 나아져서 예전에 못해드리던거 해드릴수 있는데...
이제는 그럴수가 없네요. 지금 우리가정이 누리는 작은 이 행복이 분명 하늘나라에서 지켜보시는 아버님 덕분인거같아요.
아버님 보고 싶어요. 하늘나라는 따뜻한가요? 여긴 많이 추운데...
아버님, 열심히 행복하게 잘 살겠습니다.
아버님 사랑합니다.
맏며느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