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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대가족 집안 어떨까요


BY 아가씨 2005-02-07

안녕하세요.

혼자 고민해보다 선배님들께 인생조언을 듣고자 올립니다.

 

저는 지금 30이고, 3년전에 한 2년반을 사귄 남친이 잇엇어요.

제가 사랑했다기보다 그쪽에서 날 무척 많이 사랑해주엇고,

무척 가정적인 사람이었답니다.

자기 가족, 자기 울타리 안의 사람만은 꼭 챙기는 그런 사람 잇자나요.

제 일을 자기 일처럼 생각했고, 제 친구일도 자기일처럼 나서서 해주고,

제가 나쁜 일 당하면 누구보다 분노하고, 좋은일 당하면 누구보다 기뻐해주고,

우리집에 자질구레한 문제 하나도 그냥 보아넘기지 않고 자기일처럼 생각하고 해주엇습니다. 울집에 밥통 필요하다 하면 바로 함께 마트가서 자기돈 또는 좀 더 보태줘서 사고 그런식.. 3년이 다 되가도록 한결같았죠.

 

근데 한가지 단점은,

저나 울가족들에게도 엄청 잘하고 정말 친가족처럼 그러는데,

자기 가족에게도 그런다는 것이죠. 머 당연한 것이긴하지만.

그렇다고 마마보이는 아니엇어요.

그냥 자기 울타리, 자기 가족 엄청 챙기는 사람이었죠.

시골에 부모님 계시고 5남매의 막내인데, 모두 경우가 없는 분들은 아니었어요.

다만 난 서울, 그쪽은 시골의 정서에 대가족이다 보니 너무 챙길게 많고,

 또 문화적 차이가 많이 났떤거죠.

예를들어 나나 울집은 예단이니 혼수니 다 거치레 아니냐 생각하는데,

그집은 기본적인 거니 꼭 해야 한다는 좀 보수적인 시골집안,

 

사귈때도 그집에서 잘해주셨지만, 행사있을때마다 가고 1주일에 2,3번씩은 무슨 일로든 모엿떤거같아요. 형집 누나집 하며.

또 큰동서가 권력을 꽉 잡고 있어서 동서시집살이가 좀 있었죠. 큰동서가 거의 시어머니같았어요. 경우없는 건 분 아니었찌만 너무 경우있어서 시댁이든 친정이든 예의를 다해야 함을 강조하는거 잇자나요. 

나쁜 분들도 아니고, 그게 아주 크게 불편하진 않지만, 자기 시간이 너무 없는거죠.

서로 너무 화목하고 챙길게 많다보니.또 경우도 따지다보니.. 그렇다고 권위내세우고 그런것도 절대 아니었찌만.

 

그당시엔 그런것들이 너무 힘들어서 헤어졋습니다.

남친이 매달리고 몇개월뒤에도 다시 만나자헀는데 제가 싫다고 했어요.

결혼도 안했는데 며느리처럼 이것저것 꼭 챙겨야만 하는 것들이 너무 많고 그렇게 대접받는게 너무 싫었꺼든요.

 

그후에 남자들을 2명 더 만났지요.

근데 그 남친같이그렇게 계산적이지 않고 절 90%이상 이해해주고 받아주는 사람 정말 없더라구요. 그 남친은 3년이 다되가도록 한결같았는데 나머지는 모두 첨엔 혼빼놓을 정도로 잘해주더니 6개월 지나니까 자기 성격나오면서 소홀해지더라구요. 시댁들 단촐하고 없기까지 한거 너무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다보니 결국 가족이 될 자기 여자한테도 무심하더라구요.

 

제 성격 무척 소심하고 예민합니다. 외로움도 잘타요. 그거 받아줄 사람 없을거같아요. 예전의 그 남친외에는.

정말 다른 남자들 모두 그런 저 이해못하고 힘들게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와 생각하는데 예전의 그 남친, 다시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그사람 아직도 혼자라는데,

그사람만큼 저 이해해주고 사랑해줄 사람 없을거같아요.

지금은 어떤 맘인지 알수는 없지만,

한번 부딪쳐보는건 어떨까요.

 

다만 걸리는게 있다면,

그렇게 90% 며느리될거처럼 왕래하다 그집 어머님과도 약간의 마찰잇었고,

가족여행가는데 결혼안한 저도 꼭 가야한다고 우기셔서 약간 대들었쬬. 

그러구 헤어졋는데,

어떨지 모르겠어요.

 

그사람만은 좋은데,

제가 다시 그집안 견딜수있을까요.

그사람의 이해와 사랑은 받을수 있찌만,

그집안까지도 사랑해야 하는것..

구박받고 나쁜 경우 당하는건 아니지만 너무 챙길거 많고 그집안사람으로 예속되어 살아가는것. 하지만 울집도 마찬가지로 똑같이 챙겨주는것.

어떨까요..

 

지금은 좀철이들었는지 저도 좀 생각이 보수적이 되었어요.

나이를 먹고 저희 부모님도 늙어가시고, 동생도 결혼할 여자가 있고 하니,

어느정도는 그집안 식구들 이해되더라구요. 화목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해야하는구나 싶기도하고..

경우없게 못되게 행동하는 시댁식구들 절대 아니엇는데 내가 왜그랬을까 싶기도 하구요.

 

아..암튼 고민스럽네요.

다시 만나고 싶은데 그집안이 걸려요..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