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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조씨, 내가 축복해줄께.


BY 가난한마음 2005-03-05

아저씨가 그랬다매? ‘불행 중 다행이 축복’이라고

일단 반말해서 미안해. 하지만 반말이 어디야. 저기 포탈이나 언론 사이트 가봐. 쌍욕이 난무하잖아. 그런데 반말하면 양호한 거지, 안그래? 그게 아저씨는 축복이래매. 러시아가 먹을 거 일본이 먹어준 것이 다행이라고 그랬다매? 욕먹을 거 반말정도면 축복 아닌가?

(사진은 문제의 일본 극우잡지 『정론』)

그나저나 아저씨 정말 대단해. 단숨에 온 국민의 포스를 확 올렸잖아. 가뜩이나 일본 대사인지 뭔지 하는 놈이 “독도는 일본땅”이러고 자빠져서 국민들 울화통 터지는데 아저씨가 완전히 뺨때려 준거네. 덕분에 과거사 청산은 더 잘될 것 같애.

이런 걸 이 바닥 용어로는 닭짓이라고 하거든. 그런데 우리가 대통령 탄핵에서 봤듯이 가끔은 닭짓이 좋은 효과를 내기도 하지.

그래도 아저씨 외롭지는 않겠어. 우리 조선일보에서는 ‘축복’이라는 말 대신 ‘불행 중 다행’이라고 은근슬쩍 아저씨 욕먹지 않게 제목을 만들어 아주 축소보도하던데 말이야. 누구 발언은 없는 말도 만들어서 하는 놈들이 왠일이니.

그나저나 아저씨 그 글 직접 쓴 거야, 아님 누가 번역해 준거야? 아저씨 일본말 그렇게 잘해? 와… 아저씨 ‘민족’고대에서 대학원도 다녔다더니, 그래도 일본말 정말 잘하나 보네. 정말 아저씨 나라는 일본인가부다. 아저씨, 일본 좋아?

사실 나도 그래. 나도 일본에 좀 살아봤는데, 그 나라 우리가 생각한 것만큼 나쁘진 않더라구. 답답한 것도 많지만 거긴 그래도 우리보다 사상의 자유가 있고 사람들도 친절하고 그래.

하지만! 버뜨, 그러나! 소레데모! 고따위 싸가지 없는 소릴 하면 안되지. 우리가 걔들하고 이웃이니까 친구가 되자고 한다면 몰라도 이건 완전히 노예 같은 소릴 하구 자빠지면 안되는 거잖아.

아저씨 프란시스 후쿠야마라고 알지? 거 왜 일본계 미국인 있잖아. 신자유주의 돌격대장인가 하는 사람 말야. 내가 요즘 그 아저씨 책 읽고 있거든. 『트러스트』라고. 영어는 잘 몰라? 아저씨네 나라 말로 ‘신라이’, 우리말로 하면 신뢰라는 뜻이야.

그 책에 보니까 말이야, 미국 흑인들이 왜 경제적으로 성공을 못하는지 왜 흑인은 백인과 그리고 흑인사이에도 신뢰가 낮은지 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요점만 간단히 말하면, 원래 그들의 고향 아프리카에서는 그렇지 않았는데 미국의 노예제도가 미국의 흑인들을 그렇게 만들어 놓았데.

그걸 보면서 말이야, 아저씨 같은 사람들도 그래서 그 모양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 아무래도 일본이 우리나라를 35년이나 지배한 것의 후유증이 너무 큰 것 같애. 우리나라가 일본이 아니면 근대화를 못했을 거라느니, 박정희가 아니면 경제발전이 없었을 거라느니 하는 말을 보면 말이야.

아저씨 난 말야, 이번 아저씨 글 보면서 말이지, 흔히 우린 35년 지배를 당했으니까 2년 독일에 지배당한 프랑스와는 친일 청산방식이 다르다 이 말이 생각났어. 나라고 그 당시 창씨개명했던 사람 모두 다 처벌하자 이런 건 아니거든.

그리고 사실 과거사청산 주장하는 사람들도 그런 주장은 아무도 안해. 극렬분자들이나 주도적인 위치에 있었던 사람들의 행적을 밝히자는 거지.

그런데 말이야, 프랑스가 2년 당한 것 가지고 그렇게 싸웠다면 35년을 당한 우리는 훨씬 더 오래, 철저하게, 끈질기게, 치밀하게,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말고, 그 기억을 지워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 그 노예근성, 그걸 지우는데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걸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해방 60년을 맞는 오늘에도 아저씨 같은 사람들이 커밍아웃을 하는 거 아니겠어? 더 큰 문제는 차마 욕먹을까 두려워 말은 못해도 뒤에서 아저씨 옹호하는 놈들이 있을 거라는 거야. 저 조선일보 같은 놈들 말야.

독도 문제? 그건 아무것도 아냐. 일본 애들 독도에 대해 아는 놈 얼마나 될 것 같애? 적어도 내가 물어본 바에 의하면 거의 아무도 몰라. 일본에서 제일 좋다는 대학에 다니는 놈들한테 물어본 거야. 믿어 줘. 그래서 일본 극우파놈들이 난리치는 거야. 그런 거 가지고 자기네 민족감정 자극해서 군비도 확장하고 그럴라고 말이야.

우리나라도 그래. 독도는 찬종이 형이 잘 지켜줄 거니까, 그리고 안되면 남북 힘을 합쳐서 ‘남벌’하는 거지 뭐. 그러니까 오히려 국민들이 독도문제 이런 거 보다는 오히려 이런 우리 안의 친일 문제 또는 노예근성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싸워야 한다고 봐. 아저씨가 그런 면에선 큰 일 했어. 고마워.

참, 말이 너무 길었지? 축복해준다고 했으니까 축복해줘야지. 어떻게 축복해줄까 생각을 해보니까 말이야, 아무래도 축복은 받고 싶은 사람에 맞도록 해줘야겠지?

난 곰인형이 좋다고 사줬는데 딸내미는 멍멍이 인형이 좋다면 대략 낭패잖아. 그런데 아저씨 축복개념 그대로 축복해주기 사실 좀 어렵네. 너무 상식과는 동떨어져서 말이지. 그래도 해줄께.

아저씨가 그랬다매? ‘불행 중 다행이 축복’이라고. 내가 보기에 아저씨는 안두희가 권중희 선생한테 평생 두들겨 맞았듯이 맞을 가능성이 상당히 많아. 그런데 아저씨 나이도 있고 체면도 있는데 그럼 안되겠지? 그러니까 길가는 사람이 아저씨를 보고 욕을 하거나 혹시 그냥 한 대 때리더라도 축복으로 여기도록 해.

혹시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할머니들이 찾아가서 혹시 계란을 던지거나 하더라도 축복으로 여겨. 설마 예전에 영삼이 아저씨가 당했듯이 페인트 넣은 달걀을 던지시지 않은 것만으로도 축복이지 뭐야.

우리가 일본의 지배를 축복으로 여기고 그것을 계기로 민족의식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듯이 아저씨도 온 국민의 원성을 축복으로 여기고 그것이 제정신을 찾는 계기로 삼길 바래. 쉽진 않겠지만 말야.

그럼 다시 만나지 않길 바라며

가난한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