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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연세에도 항상 똑같은 사랑싸움을 하시는 시부모님


BY 클로버 2005-03-07

처음에 시집와서 사실 황당했다. 우리시부모님 가만히 보면 항상

서로 당신들생각말씀하시다가  서로 옳다고 주장하시다가(전라도 사투리로 -

무슨소린지 통 못알아들을 때도 많았음)

시아버님이 소리 꽥 지르시면 상황종료.

내가볼 땐 대화가 아니었다.

 

시댁에 가면 항상 똑같다. 아버님은 반찬타박.

국이 싱겁네. 오징어초무침에는 식초가 너무 많이 들어갔네.

내가 볼 땐 아버님이 결코 악의로 그러시는건 아니고

습관 맞다 습관이다.

나같으면 싱거우면 소금쳐서 드쇼. 할텐데.

어머님은 식당까지 하셔서 그런지 정말 음식솜씨 일품이다.

그런데 칠순을 바라보시니 미각도 예전만 못하신지

국은 요새 좀 싱거워진건 사실이다.

그런어머니가 삼십년넘게 반찬타박 들으니 징글징글하신가보다.

허긴 반찬타박하는 남편 얼굴을 때려주고싶기도 하시겠지.

 

티비를 보면서 어머님의 복수는 시작된다.

어머님은 일하는게 낙인지라 티비별로 안좋아하시고 드라마도

별로 안좋아하시고 무뚝뚝하고 과묵하신편이다.

아버님은 티비보시면서 쉴새없이 말씀하신다.

야야, 자가 김정은이 맞지?(네, 아버님)

쟈가 이쁜얼굴은 아니지? 등등 쉴새없다.(사실 난 티비보면서

얘기하는걸 좋아한다. 울신랑도 어머님닮아 말수가 없어서

좀 답답하다. 그래서 아버님하고 죽이 잘맞는단다.)

그러면 어머님은 그러신다. 그 남자가 말수좀 줄이라고

시끄러워 죽겄다고...

또한  씨잘데기 없이 한달에 이십만원들이면서 왜 서예를 배우냐고

구박하신다. 배우려거든 돈안들어가는 걸 배우라고 하신다.

그래서 아버님은 나만보면 서체자랑하시는데 (내가 까막눈이라

한문 뜻을 몰라서 답답... 그럼 아버님이 한자한자 설명해주신다)

내가 맞장구를 잘쳐드리니 좋아하신다.

 

시댁에 가면 항상 재방송보는 느낌이다.

아버님은 반찬투정에 어머님은 말수줄이라고 구박이시다.

아버님은  어머님반찬을 칭찬하고 어머님은 아버님말씀에

맞장구를 치시고 (당신 글솜씨가 날로 느는구료.) 하고

칭찬을 해주시면 서로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서로에게 못마땅해서 그러시는 모습이 딱 어린애들이다.

내눈에는 그저 사랑싸움으로 보인다. 운동도 따로따로 가신다.

성질급한 아버님은 관절있으신 어머님을 못기다리시고 먼저가신다.

 

신혼초에 나는 엄마가 했던대로 김을 꽃소금으로 (맛소금으로 안하고)

열심히 재어서 구웠더니 신랑이 그런다.

세상에 김을 이렇게 굵은 소금으로 굽는 사람이 어딨냐고...

소금이 뚝뚝 떨어진다고 ... 그리고 북어국이 왜이리 짜냐고...

그야말로 시아버지랑 진배없었다.

그래도 없는솜씨에 열심히 만들어줬는데 남편이 그러니까

내마음이 상했다. 그래서 그랬다.

(자갸, 이제 시작인데 자기가 그렇게 면박주면 난 음식이 더

하기 싫어질거고 내음식 솜씨는 발전이 없어. 대신

자꾸자꾸 맛있다고 칭찬해주면 내솜씨는 늘어날걸...)

그다음부터 남편은 변했다. 맛있다고 칭찬을 많이 해줘서

정말 솜씨가 많이 늘었다. ㅋㅋ 내생각에...

그래서 더 맛있는거 많이 해주고싶다.

 

얼마전에 시작은아버님이 돌아가셨다.

다녀와서 남편이 그런다. 인생무상이다. 우리 양가부모님께 잘하자.

그래서 내가 그랬다. 난 잘하니까 자기만 더 잘하면 돼.

남편이 맞단다. ㅎㅎ 저축안해도 좋으니까 양가부모님 맛나는거

많이 사드리잖다. 효자났다 효자났어.

시댁에 갔다오면서 난 그런다. 뱃속애기한테 그런다.

아가야, 할머니할아버진 싸우는게 결코 아니란다.

그저 대화를 저런 방법으로 하시는거야. 사랑싸움이란다.

 

그런데 마음한구석이 쓸쓸한건 우리엄만 사십중반에 미망인이되어

저렇게 노년에 사랑싸움할 상대가 등긁어줄 남편하나 없는게

참 안되셨다.  그렇게 고우셨는데.... 대쉬하는 남자도 있었지만

우리엄만 평생 자식들만 바라보고 사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