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따로 떨어져산지가 15년이 되다보니 엄마와 함께 찍은 사진이 열손가락에 꼽을 정도네요...
제가 졸업하던날, 2년이나 늦게 졸업하던 저를 보며 엄마는 작은 목소리로 고생했다고 말해주었어요.
둘다 경상도여자라 그런지 좀더 다정했으면 좋았을텐데 이렇게 어색한 포즈가 되고 말았네요^^
엄마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던 철부지가 사춘기를 거치고,
방황기를 거치고, 연애기를 거쳐, 엄마와 똑같은 엄마가 되고보니
엄마의 삶이 참으로 위대해보입니다.
농사지으시면서 연년생 두딸에 밑으로 두살, 세살 터울의 아이를 더 낳으셨으니...
등에 아이를 업고 김을 매러 다니셨다는 말에 같은 여자로서 엄마의 인생이 가슴이 아픕니다.
도시에서 살림만 하고 사신 친구들의 엄마들에 비하면 같은 연세이신데도
내엄마가 더 늙어보이고, 더 주름이 자글자글하고, 까맣게 그을린 얼굴이지만
그래도 우리 엄마만큼 커보이진 않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갈수록 제가 엄마를 닮아간다는 생각이 드네요.
딸이 엄마를 닮는게 당연하겠지만 외모뿐만 아니라 행동까지도 그러하니 신기하죠.
아이를 꾸짖고 나무랄때도 내가 엄마에게 혼났던 그대로를 따라하고 있더라구요.
하지만 그게 싫지가 않네요.
나도 엄마처럼 평범하게 진솔하게 그렇게 살아가는 한 여자이구나...그게 큰 행복이구나...
그걸 깨닫게 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