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뿌드한 날씨가 하늘을 덥고,그놈의 하늘 색은 시모 저녁 굶긴 상 같다.
아침에 눈 뜨고 컴 앞에 앉기전까지 "나"라는 존재는 없고 누군가의 조력자로만 있었다.
남편,아이들 깨워 챙기고 학교 데려다 주고,시부모 아침상 드리고 빨래에 청소에 두 노인네
차례로 병원 진료하고 집에 오니 "오늘" 이라는 하루가 벌써 "내일"이라는 명사와 친구하고
싶어 가까이 가 있다. 이글 올리고 나면 시부모 점심 드리고,아이들 올테고 ,저녁이 또 친구
하자고 들러 붙겠지? 어디에도 나는 없고 나보고 도와 달라고 하는 인간군상들만 즐비하다
"이건 아니야! " 라고 하루에도 열 두번 현실을 부여 잡고 머리를 도리질 쳐도 현실이라는 놈
은 피할 수 없고 어쩔 수 없는 내 몫이라고 발목을 옭아 맨다. 지긋하지만 벗어날 뾰족한 수
는 사실 없다. 누군가 대신할 사람이 있다면 좋겠지만 정말 나 말고는 없다. 남편에게 어제
치사하지만 벼개머리 송사를 했다. 둘째 초등학교만 졸업하면 하고 싶은 일 뒷바라지 해줄
테니 그때까지만 참으라고...... 둘째야 얼른 커 버려서 엄마 좀 놔주고,이러면 정말 벌 받지
만'두 시모 날 좀 놔주시면 않될까요?' 오늘도 부질없는 바램으로 착하기만 한 좌판을 삼아
넋두리 하고 간다. 아줌마 ! 기운내자,내일은 오늘보다 나으리라 믿고,시간을 날 위해
분명 빨리 지날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