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어제 퇴근했다. 열두시넘어서.
뱃속의 아가가 꼭 남편퇴근시간에 맞춰서 열두시넘으면 깬다.
남편의 옆구리에 내배를 갖다댄다.
아가가 꼬물락거린다.
남편이 행복하다고 한다 . (애기의 태동을 느끼면서)
남편이 또 한마디한다.[난 참 장가를 잘들었어.]
내가 그랬다. [그럼 ~ 나같은 와이프 어디 흔한줄 알아?]
알뜰하지 애교많지 시댁에 잘하려고 노력하지 ㅋㅋ
과묵한 남편의 그한마디가 고마웠다. 장가 잘들었다는.
남편의 잠든모습을 보니 안쓰러움이 다가왔다.
그 잘생겼던 얼굴에 처자식 먹여살리느라
새벽별 운동처럼 아침에 나가서 밤늦게 퇴근하느라
주말에도 잘 쉬지도 못해서 눈밑에는 쾡하니 다크서클이
생기고 ... 저렇게 힘들게 번 돈이니 내가 어찌
함부로 돈을 쓸 수 있겠나. 내눈가에도 눈물이 맺힌다.
나같으면 남편을 위해 저토록 열심히 일할 수 있을까?
나는 사실 시간이 널널한 학원일을 하면서도
일이 그렇게 힘들고 지겹게 느껴지던데.
남편이 결혼전 연애시절에 뜬금없는 말을 했다.
[내가 만일 돈한푼없는 거지가 되면 어떡할거죠?]
난 대답했다.속으로는 왜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지?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럼 당신이 리어카를 끌고 내가 뒤에서 밀어야죠 ]
라고 말하면서 걱정말라는 미소를 듬뿍 보내주었다.
힘들면 부부가 같이 나눠야한다는 소리였는데
내대답이 마음에 들었었나보다.
지금도 그는 부양의 부담을 많이 느끼는 눈치다.
회사일은 많이 힘든데 나랑 애기생각하면 힘이 솟는다고 했다.
여보야, 좀만 더 고생해.나도 애기낳고 좀 키우다가
다시 일할게.
엊그제는 적금 타는날.
이자가 좀 나왔는데 남편주머니에 용돈하라고 찔러주었다.
남편이 좋아한다. 노트북을 사려고 돈을 모으는중인 남편.
그런데 은행원이 적금을 다시 드는 것보다 한꺼번에 그냥 일년
묵히는게 이율이 높다고 한다. 잉? 왜 나만몰랐지?
허긴 재테크에 문외한인 나.난 무조건 적금이 최고인줄 알았는데.
여보야, 나도 자기랑 결혼하길 잘했다.
(시부모님이 못살게 굴때만 빼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