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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한마디.


BY 클로버 2005-04-13

남편이 어제 퇴근했다. 열두시넘어서.

뱃속의 아가가 꼭 남편퇴근시간에 맞춰서 열두시넘으면 깬다.

남편의 옆구리에 내배를 갖다댄다.

아가가 꼬물락거린다.

남편이 행복하다고 한다 . (애기의 태동을 느끼면서)

남편이 또 한마디한다.[난 참 장가를 잘들었어.]

내가 그랬다. [그럼 ~ 나같은 와이프 어디 흔한줄 알아?]

알뜰하지 애교많지 시댁에 잘하려고 노력하지 ㅋㅋ

 

과묵한 남편의 그한마디가 고마웠다. 장가 잘들었다는.

남편의 잠든모습을 보니 안쓰러움이 다가왔다.

그 잘생겼던 얼굴에 처자식 먹여살리느라

새벽별 운동처럼 아침에 나가서 밤늦게 퇴근하느라

주말에도 잘 쉬지도 못해서 눈밑에는 쾡하니 다크서클이

생기고 ... 저렇게 힘들게 번 돈이니 내가 어찌

함부로 돈을 쓸 수 있겠나. 내눈가에도 눈물이 맺힌다.

나같으면 남편을 위해 저토록 열심히 일할 수 있을까?

나는 사실 시간이 널널한 학원일을 하면서도

일이 그렇게 힘들고 지겹게 느껴지던데.

 

남편이 결혼전 연애시절에 뜬금없는 말을 했다.

[내가 만일 돈한푼없는 거지가 되면 어떡할거죠?]

난 대답했다.속으로는 왜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지?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럼 당신이 리어카를 끌고 내가 뒤에서 밀어야죠 ]

라고 말하면서 걱정말라는 미소를 듬뿍 보내주었다.

힘들면 부부가 같이 나눠야한다는 소리였는데

내대답이 마음에 들었었나보다.

지금도 그는 부양의 부담을 많이 느끼는 눈치다.

회사일은 많이 힘든데 나랑 애기생각하면 힘이 솟는다고 했다.

 

여보야, 좀만 더 고생해.나도 애기낳고 좀 키우다가

다시 일할게.

 

엊그제는 적금 타는날.

이자가 좀 나왔는데 남편주머니에 용돈하라고 찔러주었다.

남편이 좋아한다. 노트북을 사려고 돈을 모으는중인 남편.

 

그런데 은행원이 적금을 다시 드는 것보다 한꺼번에 그냥 일년

묵히는게 이율이 높다고 한다. 잉? 왜 나만몰랐지?

허긴 재테크에 문외한인 나.난 무조건 적금이 최고인줄 알았는데.

 

여보야, 나도 자기랑 결혼하길 잘했다.

(시부모님이 못살게 굴때만 빼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