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99

다섯살 아이 어디까지 가르쳐야하나......


BY 고민중이야 2005-04-26

얼마전 홈플러스에 가서 유아 학습지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아이가 하고 있는 학습지도 다른 아이들보다 빠르다고 하는데

진열된 다섯살 학습지는 그게 아니었다.

한마디로 완전히 초등학교 학습지였다.

기탄은 아예 나이가 안나와 있고 a b c 수준별 학습지이고 대교 눈높이는

다섯살짜리 학습지인데도 벌써 낱말쓰기가 나와 있었다.

사실 다섯살이면 아직 연필 쥐는 힘도 부족하고 ㄱ ㄴ 읽는 수준이어도 높은건데

낱말쓰기가 웬말인가?정말 기가 막혔다.

사실 나도 극성맞아서 아이가 13개월까지 제대로 서지못해 학습지를 시켰다.

발육이 늦으니 공부라도 잘 하라고 말이다.

그래서 28개월부터 땡큐 유어웰컴 해피버스데이 색깔 도형 숫자  동물등을 영어로 말할줄 알고

어린이집에서도 부담스러워할 정도였다.

아직 쓰는건 이른것 같아 그냥 그림 보고 무언지 말하고  듣고 표현하기까지만 가르쳤는데

정말 고민이 되었다.

어린이집에서 면담이 있다고 해서 갔다가 충격을 받았다.

선생님이 하는 말이 말로는 빠르나 쓰기에서는 학습능력이 빠르다고 할 수 없다는것이다.

정말 쇼크였다.사실 아직 이름쓰기는 안가르쳤다.

더 충격적인것은 지금은 똑같은 학습지로 가르치지만 나중에 가서는 그렇게 할 수 없으니

수준별 학습을 한다는것이었다.이게 웬말인가?

다섯살 아이들한테 수준별 학습이라니 참 어이없고 기가 막힌 일이다.

이제 겨우 한글 뗄까말까인 아이들에게 쓰기 못한다고 반을 나누다니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이 된다.

집에 와서 고민을 했다.지금까지 내가 아이를 가르쳐온 방법이 틀린것인지..........

단순히 글자를 암기하는 공부보다는 내용을 이해하는 식으로 가르쳐왔는데 말이다.

알파벳을 쓴다고 그 애가 영어를 잘 하는게 아니고 한글을 쓴다고 국어를 잘 하는게

아니지 않은가?어린이집 교재를 보낸거 보고 한숨부터 나왔다.

ㄱ ㄴ 연습이 아니라 가 나 다 라부터 나왔다.

선긋기는 아예 나오지도 않았다.

벌써부터 1더하기2를 가르쳐아 하는가?

과연 그렇게 암기식으로 가르친 아이가 응용해서 꼬는 문제가 나오면 이해하고

풀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아이는 엄마가 가르쳐야 한다는데 윗집 여자가 하는 말이 정말 우습다.

공부는 혼자 해야 하는데 끼고 가르친다고 뭐라 하는거였다.

말하는걸 들어보면 여섯살인 아이한테 아이가 보거나 말거나 티비 켜놓고 학습지 하나

휙 던져주고 자기는 부업하면서 애가 모르는거 물어보면 그거만 겨우 가르쳐 주나보다.

한글은 주먹구구식으로 자음과 모음이 합쳐서 글자가 되고 ㄱ에 ㅏ를 붙이면 가가 된다고

가르친단다 ㅎㅎ 여섯살 아이가 뭘 알겠는가?우하하!

설사 책에 있는 글씨를 읽는다 해도 내용을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딸아이는 글씨는 모르지만 내용은 이해하고 말할줄 안다.

하지만 걱정이다.과연 도대체 어디까지 가르쳐서 학교에 보내야 하는것인지 알 수가 없다.

나름대로 잘 가르쳤다고 자부했는데 어린이집 가서 엄청난 충격을 받고 왔다.

아직도 그 후유증이 가시지를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