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날라 드리고 논둑길을 걸어 오는데
어찌나 쑥이 지천인지 내가 암만 아컴에 빠졌어도 기냥은 못 오겄더라
트렁크에서 칼과 봉지를 꺼내서 열심히 캤다
조금만 움직여도 쑥이 얼마나 많은지 봉지가 금새 불룩해진다
신명이 나서 노래까지 흥얼 거리니 심하게 부는 바람에 바이브레이션 까지 만땅이네 그려
한참을 캐캐묵은 쌍팔년 래퍼토리 까지 부르며 신명에 겨운데 어디선가
으~으~으~소리가 나는것 같다
바람소린가 부다 허면서 계속 쑥만 뜯고 있는데 그 음산한 소리는 그치지 않는듯 허다
무슨 소린가 싶어 노래를 멈추고 다시 귀를 기울이면 들리지 않고
그러기를 한참~
자리를 옮겨 열심히 쑥을 뜯는데 뭔가 동그란게 보인다 (순간 사람같은 느낌)
옴마니나~~!!
이거이 머여 확인도 못하고 악을 악을 쓰니 가까운 논두렁에 앉아 있던 아점니와 아자씨가
번개 같이 왔다..
그 곳을 차마 다시 보지도 못허고 사람들 하는 말만 귀 기울여 보니 사람인거 같다
그것두 실종?된지 이틀만인 울동네 이빠이 할아배
정신을 가다듬고 다가가서 보니 몰골이 말이 아니다..
양 손에는 더덕을 한웅쿰 잡고....
하이구 저 할아배 참말로 나랑은 인연이 깊네 그려~
옛날 내가 삶의 재미를 못느끼고 허구헌날 산에 가서 울며불며 헐때
급기야 산에서 목 매려고 동화줄 감고 있을때도 그야말로 이빠이가 되어 날 지켜 보고
있어서 죽으러 갔던 내가 혼비백산 허여 뛰어 내려 왔었던...
정말 오늘 내가 아니었으면 어찌 되었을지 몰랐다며 보건 소장이 야기 혔다네
쑥 땜시 이래저래 이빠이 할아배 에게 진 빚?은 갚은격이 됐지만
나 진짜 그할아배 다시 볼까 넘 무섭다
아까의 몰골은 영락없는 시궁창에서 꺼낸 쥐새끼 같았다
자식들도 모른척 한다는데 이번엔 어찌 할것인지...
오늘 컨추리 십년감수혔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