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시력이 나쁘다.
사워하기 전에, 아님 자기 전에 안경을 어디 놓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여기저기 찾으러다니면서 뒤통수가 따갑다...랑의 한심해하는 눈빛+공주들의 안타까운 눈빛....나도 이런 내가 싫다.
바닷가에 놀러가서도, 스노글링할 때도 난 혼자 남아서 모래를 긁고 있다..
콘택트 렌즈를 끼면 물에서 놀다 빠질까봐 맘놓고 놀수 없어서다.
신랑 : 왜 벌써 나가? 물고기도 무지 예쁜데. 왜 물이 싫어? 피곤해?
나 : 끄덕끄덕
큰공주 : 엄마, 이리 와서 파도타기 같이 하자.
나 : 아니야, 엄마는 안할래.
작은공부 :(쪼로록 큰공주를 따라가며) 엄마 피곤해? 알았어.
신랑 : 그럼 가방 지켜.(한치의 미안해함도 없이 넘 당연하게)
나 : .....(억지로 끌고가면 맘 바꿀수도 있는데..흑흑...나도 지칠때까지 놀고 싶단말야....)
그.러.나. 아무리 불편해도 라식수술같은 건 생각해보지 않았다. 며칠전까지만해도....
난 집안에서와 회사에서는 안경을 쓰고, 옷도 대강 손에 잡히는대로 입는다.
휴일날이나, 외출할 때만 렌즈 끼고 광내고 다닌다. 나의 스트레스 해소방법이기도하다.
지난 번 외출 때일이다. 난 공주들과 옷 색깔을 맞춰서 외출했다....
(헉.촌스럽죠..울랑은 이런거 싫어해서. 애들하고갈 때만 한번씩 이래요..^^)
그러다 지나가는 젊은 여자분을 보고, 큰공주가 자기 옆반 선생님이라고 인사를 한다.
큰공주 : 안녕하세요~.
작은공주 : 안냐세요~.(무조건 언니를 따라서 한다.)
나 : 망설이다.. 안녕하세요.
옆반 선생님 : 아~. XX 어머님 이세요. 옷을 맞춰입으셨군요. 어머님이 처녀같으시네요.
나 : (입이 다물어지지 않으며)...감사합니다. 아~. 여기로 새로 이사오셨군요.
옆반 선생님의 말한마디에 난..그날 하루종일 즐거웠다.
그 며칠 후 저녁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
나 : 어머, 치약이 다 떨어졌네. 아휴~. 수퍼에 가서 사와야겠다.
작은공주 : 나도 같이 갈래.
나 : 안돼.
작은공주 : (울먹울먹)...아~빠.
울랑 : 왠만함 델꼬 가지..
수퍼에서 나오다가 아까의 그 옆반 선생님을 다시 만났다.
작은공주 : 안냐세요~. (낮에 한번 본 사람을 기억하네?....엄마 닮아서..ㅋㅋ)
나 : (웃음을 띄우며) 안녕하세요.
선생님 : (나와 작은공주를 번갈아 보며) 안..녕..하..세요. (...생각중...) 아~~. XX어머니시군요.
난 그제서야 내가...돋수 높은 안경에. 집에서 입던 츄리닝차림. 대충 빗어서 올린 머리....차림인걸 알았다....ㅜㅜ.
돌아오는 길에
나 : 엄마 아줌마같아? 아가씨같아?
작은공주 : 아가씨..아니 아지마..아니야...(단호한 목소리로) 엄마는 엄마야..
난 작은 공주 말에 감동먹었다. 어쩜......(알아요. 나 고슴도치야.)
하.지.만. 지금 나는 라식 수술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난 엄만데, 여자이기도 하거든.
당장 검사받으러 갈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