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후에도 친정 식구들이랑 잘 지내고 있는분들이 많나요?
언니둘에 오빠,동생까지 있지만 저는 참 요즘 외로움을 많이 느낍니다.
유난히 언니 잘 따르고, 오빠 잘 따르면서 자라는 친구들도 많이 있던데, 우리집에선 나만이 별종처럼 느껴집니다.
가족들이 다 예민하고 불같이 확 달아올랐다가 금방 식어버리는 그런 성격들인데 물론 잔정은 많다고 할 수 있지만 자매간에 너무 잦은 통화나 간섭은 마음을 많이 다치게 하는것 같아요.
가치관도 비슷한 사람이 전혀 없어요.
저는 어릴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는데 거의 철학이나 문학서적이었고, 언니들은 흔한 연애소설을 읽었었죠.
그래서 그런지 제 가치관은 아주 검소하고 정서적인 쪽으로 많이 치우쳐 있는데
언니들은 미신을 많이 믿고, 또 이미 세상은 정해져있는 팔자가 있어서 안되는 사람은 아무리 해도 안되고 돈 잘버는 사람은 못버는 사람 먹여살려야 한다는 식의 생각을 가졌지요.
언니의 말에 의하면 제가 얼굴에 돈이 덕지덕지 붙어있답니다.(신내린 동서가 저를 보고 그랬다네요)
지금 제 남편이 사업을 하면서 제법 돈을 모으고 있는것도 다 제 덕이랍니다.
남편은 전혀 기도 약하고 복이 없는데 제가 아주 기가 빛나서 그 덕에 돈을 버는 것이랍니다.
저는 정말 언니들의 말만 들으면 울화가 치밀 정도입니다.
남편이 얼마나 노력하고 얼마나 힘들게 돈을 버는데 그딴 소리를 하는지.....
그리고 언니꿈에 제가 바람피는 꿈을 꿨답니다. 그래서 저는 아닐테니깐 혹시 남편이 바람피는지 잘 살펴보라며 자기들이 가만히 안둘거라고 단단히 말하라고 합니다.
제가 남자를 100% 믿고 사는 여자는 아니지만 고아로 혼자 자란 남편이 그리 쉽게 가정을 깰 행동을 할 사람은 아니라고 믿고 있으며, 또한 그런일이 닥친다고 해도 저는 제가 해결할 일이지 언니들에게 이러쿵저러쿵 알리고 싶지도 않은 심정입니다.
실패를 해도 성공을 해도 제 인생 제가 만들어가는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언니들은 이미 강자,약자의 세상에 적당히 타협을 해서 사는것 같습니다.
언니들의 가치관을 너무 닮은 제 남동생은 나이 서른넷에 여자를 보기만 하면 스님에게 달려가서 인연인지 아닌지 물어보라고 한답니다.
언니들이 말하기를 남동생은 능력이 없으니 지금 동생을 데리고 있는 남편이 돈을 많이 벌면 먹여살려야 한답니다. 그놈은 그런 복을 타고난 모양이라고...
이런 가족들 틈에서 저는 정말 도망치고 싶은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나의 의지와 힘만을 믿고 살아온 남편과 저는 정말 이렇게 흘러가는 친정식구들 분위기속에서 이기적이고 모가난 사람이란 말을 듣고 살아야만 합니다. 돈은 돈데로 다 쓰면서....
검소함이 몸에 베인 남편과 저는 정말 휴지한장도 아끼며 쓰는데,옷도 티셔츠 5천원짜리 입고 그렇게 해서 식구들한테 손안벌리고 우리힘으로 사업잘 꾸리고 있는데....
돈벌면서 궁상떤다고 야단이고, 그러면서 친정동생이나 식구들에게 베풀지 않으며 산다고 벌써부터 나무랍니다.
언니들은 시골이긴 해도 자기아파트 사서 살고 있으면서...
그저 월급쟁이가 아니라 사업을 한다는 이유로 자꾸만 바라고 있읍니다.
아니 그거야 울 남편이 해주면 다행인거고 안해줘도 죄될것 없는것 아닌가요?
그리고 우리자신은 검소하지만 절대 돈을 제일로 치는 그런 인간들도 아닌데...
남편은 어떻게 우리 친정언니와 오빠,동생 틈에서 너같은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나올수 있었는지가 의문스럽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물론 언니들이 잔정은 많다고 인정합니다.
하지만 말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결혼전부터 언니들의 간섭이 너무 싫었던 저는 지금은 거의 전화도 안하고 삽니다.
통화만 하면 정말 사고방식의 차이가 너무 커서 저는 냉정하고 이기적이고 베풀줄도 모르는 인간이 되어버리는것 같아서요.
그게 좀 외롭고 괴롭네요..
나도 언니들이랑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는데 말만 하면 오바하는 언니들때문에 차라리 통화안하고 사는게 나을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거든요.
차라리 내가 좋아서 선택하고 친해진 친구들이 더 위안이 되는군요.
친구들과 언니들 틈에서 정말 멀고먼 거리를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