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565

오늘 수술한 언니.


BY 공감맘 2005-05-19

오늘 언니가 나팔관 제거 수술을 했다.

3년전에 상피내암에 걸려 자궁을 드러냈는데 그게 재발을 했는지 오늘 나팔관마져 제거했다. 혹이 너무크게 자라서.... 열어보니 양성이란다.

3시간의 수술시간.... 형부에게 수술전에 전화오고 수술후 전화가 왔다.

친언니는 아니지만 우리식구를 동생식구로 여겨준다.  10년 가까이 되는 인연이다.

우린 타향살이라 외롭지만... 언니네는 시댁.친정쪽으로 친척들이 없기에 우린 서로 당연 가족처럼 의지하며 남들 식구들 외식한다 놀러간다 하면 우린 우리가 가족인양 지낸다.

난 결혼하고나서 지금껏 무난하게 별탈없이 8년 넘게 살아가고 곧 새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있는데 언니는 아직도 사원아파트에 머물러있다. 빚만 많구...

항상 돈이새고 집에 일이터지고 언니.형부.아들.시아버님 돌아가면서 아프다...병원에 입원등..... 장난삼아 한번씩

'언니네 주치의 따로 있어야겠다' 이런말까지 한다.

그래서 난 항상 언니한테 미안한 맘이 많타....

그런데도 항상 언니는 나에게 도움만 주고 베풀기만 하네...

직장다닌다 힘들다며 주말마다 애들데려오라해서 먹이고 놀리고 씻기고 챙겨주고 밥차려주고 저녁까지 먹여보내준다...

장에 갈때마다 양말이며 속옷이며 옷가지등 싸서 샀다며 갈때마다 한번씩 내놓는다..

어쩌나....

난 내욕심 챙기느라..... 급급한데.

남들이 날 보고 짠순이라 한다. 둘이 넉넉히 벌면서도 안쓴다구...

언니 형부혼자벌어 잘쓴다.... 나는 언니한테 낑겨서 얻어먹고 얻어오고 가져오고 한다.

언니는 그게 좋탄다..    동생인데... 하면서...

날 부러워하거나 샘도 안낸다.

언니는 그냥 버는만큼 쓰며 산다. 노후.미래.집 이런거 생각안한다. 그냥 인생은 즐긴다다... 놀러도 잘가고 옷도 잘사입고 먹는것도 좋아하구.... 첨엔 그런게 못마땅했지만 자꾸만 꼬여가고 풀리지 않은 언니의 인생을 볼때마다 언니의 심정이 이해가간다... 

사람이 계획대로 되는건 하나도 없단다.. 언니말로는 내가 언제죽을지도 모르구.... 그러니 현실에만 충실하겠단다.

이러다보니 항상 언니한테 죄짓는것 같구 미안하구 그러다보니 언니한테 짐이 되는것같구 힘이들까바 가는 횟수를 줄였더니 안와서 서운하단다..... 언니주변엔 사람들이 많타.. 아침마다 아줌씨들 커피마시러 오고 라면끓여먹으러 오고 술한잔하러 오고... 모두 언니집으로 온다... 언니가 모든 시중을 든다... 왜? 언니집에서 마셔? 왜 언니집에서 먹어? 한번씩 화가나서 언니한테 약게 살라고 내가 흥분하면 그냥 웃었는데 얼마전부터는 힘이든단다....

 

날이 좋은 일요일 애들은 언니집에 가자 난리지만 언니힘들까 안가면 언니는 전화를 한다.

'애들 놀리기 딱 좋은 날인데 집에서 머해 빨리와서 놀리지....'

그럼 그맘이 또 미안해서 가네....

 

언니는 '간디'다.

내 한몸바쳐 모두가 행복하다면 내가 참고 내가 희생하면된단다...

 

그런언니가 두번이나 큰수술을 했다.

이젠 어쩌나....

한번도 아니구 두번이나 몸에 칼을 대었는데 앞으로 언니를 어떻게 대해야할지...걱정이다.

내가 어떻게 해야 언니가 좋아하려나....

없는 살림에 형부도 공상으로 병원치료받고 있고 아버님 천식으로 한번씩 응급실에 실려가고  언닌 보험도 안되구.... 없다없다 하면 일은 자꾸생긴다.

오전에 수술 마쳤으니 퇴근후 가바야하는데.... 유난히 한숨이 난다.

내가 너무 이기적이란 생각이 든다.

못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