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140

블로그 사랑 ??


BY 사랑 2005-05-27

            블로그를 통한 연애가 가능한가?

 

 

 

 

어떤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들었다. 요새 하루 종일 블로그에 매달려 정신을 쏟다 보니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블로그를 통해 자꾸 정신적 대화를 하다 보니 그 블로거에게 이상야릇한 감정이 생겨나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연애감정이라고나 할까? 

 

나 또한 그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블로그라는 가상 공간을 통해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 블로거와 자꾸 대화를 하다 보면 무언가 통하는 것도 있는 것 같고, 유독 어느 블로거에 관심이 많이 끌리는 경우가 있다.

 

그 블로거가 내 블로그를 방문했다는 닉네임이 찍히면 공연히 반갑고 기분이 좋다. 그래서 그 블로그를 가보면 역시 좋은 글들이 있어 읽게 되면 흐뭇한 기분이 든다. 이게 사람 사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그냥 순수하게 살아가는 다른 사람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작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블로그에는 대체로 순수함을 나타내고 감성을 자극시키는 아름다운 사진과 그림, 글 들이 가득차 있기 때문에 조금만 시간을 내면 얻는 것도 많다.

 

자신이 일부 참여한다는 의미에서 일방적으로 시청을 강요 당하는 TV보다 낫고, 정치인들의 온갖 추태와 거짓말, 위선, 그리고 사회의 각종 부조리와 모순을 들여다 보고 기분이 나빠지는 신문을 보는 것보다 훨씬 낫다.

 

마음이 나쁜 사람도 위선으로 포장할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아주 이기적으로 타산적인 사람은 블로그에 시간을 들일 마음의 여유도 없을 것이다. 그냥 술이나 마시고 돈이나 생각하고 살기에도 바쁠 것이니까. 적어도 블로그에 시간과 공을 들이는 사람은 괜찮은 사람 편에 들 것이라고 믿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일부 블로그에는 다른 사람들의 환심을 사기 위하여 매우 인위적인 인테리어를 해 놓고, 지나친 자기미화와 위선 냄새가 나서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경우도 있다.

 

아니면 이상하게 방문자수가 많아 그것을 가지고 스스로 대단한 블로그인 것처럼 교만을 떨거나 자기만족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블로거도 있다. 멋있는 블로거의 사진을 올려놓고 손님을 끄는 것 같은 블로그를 보면 씁스레하다. 내가 그렇게 할 수 없어서 그런 콤플렉스를 느끼는 건지 모른다.

 

그럼 블로그를 통해 연애를 하자는 것인가? 그건 아니다. 아주 이성적인 자세로 감성을 교환하는 것은 연애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서로의 느낌과 사고를 존중하고, 상대방이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글쎄 연애와는 조금 다른 특수한 정신적 교류, 교감이라고 할 수 있다. 서로가 각자의 위치를 지켜 가면서 다른 사람의 괜찮은 면모를 감상하고 교류하는 것은 상당히 수준 높은 인간애의 발휘가 아닐까?

 

블로그를 통해 아주 괜찮은 사람을 한 사람이라도 알게 되어 평생 서로 얼굴을 모른 채 순수한 마음으로 교감을 하는 것은 멋있는 일이 아닐까? 아름다운 사랑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낭만적인 연애도 될 수 있을 것이다.

 

블로그도 전혀 감정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형태의 인간관계가 형성된다. 자주 교감을 하는 블로거와는 정신적으로 가까워짐을 느낀다. 또한 자주 교감하던 블로거가 접속이 되지 않거나(어느 쪽의 책임인지는 몰라도) 교감글과 의견쓰기를 남기지 않으면 자연히 멀어진다.

 

또 친한 블로거가 다른 블로거와 더 친해지는 것을 보게 되면 약간의 질투심(?)도 느껴진다. 또 기분나쁜 의견을 써놓으면 약간 흥분하게 되기도 한다.

 

물론 블로그를 통한 가상공간에서의 교감은 한계가 있다. 애정이란 눈빛과 스킨십이 핵심이고 요체다. 이 두 가지가 없으면 본질적인 애정으로 발전하기 어렵다. 단지 애정의 허상, 그림자에 불과할 뿐이다. 때로는 공허한 말장난이나 사랑의 기망행위일 수 있다. 스스로 멋있는 사람으로 꾸며 현혹시킬 수 있는 블로거에게 진실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이것이 블로그를 통한 애정교환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블로그를 통한 일반적인 인간얘의 교환, 교류는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오프라인상의 애정과 달리 스스로 한계는 있지만, 따뜻하고 진솔한 감정의 교류는 삶에 있어서 중요한 활력소가 될 수도 있다.

 

서로를 이해하고 아껴주는 관계형성은 현대사회에서의 새로운 인간관계, 변형되고 제한된 애정관계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는 현대판 애인을 가상공간에 둘 수 있다는 말이 가능하다.

 

매우 현실적이고 이상적인 주장이지만, 이러한 블로그에서의 애정관계 성립과 유지관리는 쉽지 않다. 많은 사회적 제약과 장애가 있다. 아직은 우리 사회가 남녀가 커뮤니케이션만 해도 불륜이고 이상하게 보는 풍토가 많다. 인격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탓도 있지만, 정신적 교감에 대한 부정적 시각 때문이다. 앞으로 블로그를 통한 대화문화가 보다 건전하게 자리잡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