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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의 자식사랑때문에 너무 행복해서 지쳐버린..ㅠㅜ


BY 태양을 피하고시 2005-07-16

우리 시아버님은 자식사랑이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그런 분이시다.

사실 사랑이라기 보다 애착과 친근함이라고 표현하는게 나을까..

처음 시집왔을땐 누구나 다 그렇게 사나보다했는데 날이 갈수록 내가

한사람이라기 보다 시부모님 두부을 합쳐 세 사람에게 시집을 온 느낌이 드는 것이다.

신혼초엔 일이 익숙치 못해 시집살이와 맘고생으로 혹시나 시어머니한테 전화라도 오면

심장이 벌렁벌렁 떨릴지경이었다.

시댁은 지방으로 이곳에서 차로 40분 정도 걸리는데 큰애 나은후로 일주일이 멀다하고 달려 오시고 아이가 5살때 1년정도 시댁에 들어가 사는데 얼마나 이뻐하시는지 우리 애가 세상에서 제일 똑똑하고 영리한 줄 아시고 교회에 가셔서는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자랑하신다.(민망..)

큰 아이가 이제 12살 둘째가 7살 ,세째가 4살인 지금도 일주일이 멀다하고 아이 보고

싶은 마음에 달려 오시고 저녁을 드시고 내려 가신다. 그리고 가끔 며느리 좋아한다고 냉면도 사주시고 집 텃밭에서 키운 오이 상추 그리고 김치도 한통씩 갖다 주시곤 한다.

요즘은 남편이 새로 사업을 시작하느라 수입이 없어 한달에 두번 100만원씩 갖다 주신다.

시댁이 사실 우리보다 형편이 좋으시고 여유가 있다. 차도 중형차타고 다니실 정도로...

 

사실 이 정도면 얼마나 행복하고 복에 겨운 며느리인가...

그런데... 요즘 나는 그렇지 않다. 왜이리 짜증나고 힘이 드는건지...

맏 며느리이기때문에 명절에 일 많은건 어제 오늘일이 아니지만(보통 40인분 요리..)

시누이가 시댁에 내려올때마다 가서 일일이 마중해 주는 것도 어제오늘일이 아니고...

우리집에 일주일에 한번 정도 오시면서 아래동서집엔 일년에 한두번 갈까말까하는 것도

어제 오늘일이 아니지만...

왜.. 평일에 보고 가셨슴 됐지 일요일에 또 오라고 하시고..

어떤때는 보고간 그 다음날 애들 셋 데리고 또 내려 오라고...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 3~4일 뒤에 다시 보고 싶다고 오시기도 하고...

애 셋 키우느라 허리도 아프고 저혈압에다 빈혈이라 몸도 않 좋아서 좀 누워 있을라치면

갑자기 전화하셔서 지금 어디인데 너희 집 가는중이다 그러시질 않나...

밤 8시 30분에 보신탕 싸가지고 오셔서 하시는 말..네가 않오니깐 우리가 왔따!! (본지 2주일이 조금 넘었을까..ㅠㅜ)

 

정말 요즘은 좋게 받아 드리려 해도 정말 이해가 않될때가 있다.

몇일전에 남편이 막내를 데리고 시댁에 가서 하루 자고 왔다. 그래서 어른들이 흡족하셨을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남편하는 말..조금있다 아버지, 엄마 오실거야~

난.."왜~?"하고 혹시 무슨 일일까 물었더니 남편왈 "아버지가 애들 보고 싶다고 오신데.."

아..정말 힘들어하는 내가 비정상인지...

어제도 무슨일때문에 남편이 다시 막내데리고 시댁 갔다 밤 늦게 왔는데

오늘도 역시나 두분 복날이라고 우리집에 오신다는거다..난 둘째아이 유치원 야유회 갔다 온터라 파김치가 되어 있는 상태였는데 정말 못견딜지경이었다. 결국은 마음이 통했는지

오시진 않았지만 그래도 갈수록 더해지시고 갈수록 힘겨워지니 어찌해야하는건지...

 

요즘은 멀리 이사를 가고 싶다. 결혼 12년동안 이렇게 큰일 작은일 시어머니 친정일까지

나서서 충성스런 며느리 노릇했으니 한번쯤은 멀이 가서 살고 싶기도 하다.

내 맘이 더 멀어지는 이유는 우리집 전세금 올린것 2천6백만원이란 돈도 아버님이 가져가셔서 집 수리비로 쓰시곤 이자도 3년 동안 않주시는데 그것이 우리 전재산이었고 차마 달라는 생각조차도 못하고 살았는데 요즘 벌이가 없어서 아버님한테 한달에 100만원씩 두번 타쓰는데 아버님 직접 돈뭉치 들고 오셔서 무슨 전달식하는 것 마냥 주시면서 인상을 찌푸리며

"돈 아껴써...!" 하시는데 나이 40먹어서 어른들한테 돈백만원 가슴 서럽게 받는 마음이 너무 비참스러웠다..요즘 100만원.. 쓸게 뭐 있다구...

 

내가 이렇게 살아야할까.. 아버님은 전에 타던 그랜져 목사님 주시고 요즘은 체어맨 타고 다니시지만 우린 요즘 돈이 바닥나 카드 긁어서 살고 있다. 큰애 중국 연수 가는거 돈 대주신다고 애를 띄어 주시더니 감감 무소식..결국은 카드로 빼서 보낸다..

 

사랑 많으시고 정 많으신 아버님.. 왜이리 큰 며느리는 점점 힘겨워질까요..

이젠 조금만 이해해주셨슴 정말 좋겠네요~~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