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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만에 가본 영천 은혜사


BY 대구맘 2005-08-25

아이들 방학이 끝나가기에 마지막 나들이를  무작정 떠났다(44연세에 초딩6.4년 넘 늦다)

 

비가 자주 와서 멀리는 못갈것 같아서 가창이나 청도쪽으로 돌고 오려고 했는데 신천대로

 

길을 잘못타는 바람에 엉뚱하게 팔공산으로 향했다.

 

어디면 어떠하리. 비가 온뒤라 나무들은 너무 싱그럽고 바람은 넘 상쾌하고 들녁은 풍성한

 

가을을 위해 열심히 살을 찌우고.

 

정말 지난 여름의 더위에 지친 심신이 저절로 치유되는 시간이다.

 

동화사 쪽으로 가다보니 은혜사 표지가 나온다.

 

언제부터 한번 가봐야지 하고 벼르던 곳이라 아이들과 함께 가보자고 했다.

 

내가 기억하는 은혜사는 입구부터 하늘을 가리는 높은 소나무숲과 오른쪽으로 흐르는 계곡

 

그리고 절뒷산으로 한참 올라가면 가을에 노오랗게 달려 있던 감나무들.

 

그땐 입장료가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입장료를 내고 길을 들어서니

 

정말 요즘 보기 힘든 소나무들이 하늘을 덮고 비온뒤라 우렁차게 흐르는 계곡물소리가

 

우리들을 반기고 있었다.

 

사람들이 손이 닿지 않는 자연의 모습이 그래도 많이 남아있었다.

 

계곡물이 흐르는 곳에는 넓다란 바위들이 융단처럼 깔려 있고 맑은 물들은 그위를 미끄러지

 

듯이 바쁘게 지나고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발을 담그자 얼마나 차거운지

 

내년 여름엔 비온뒤 꼭 한번 오자며 아이들과 약속을 했다.

 

그곳을 나와 의성군위쪽으로 방향을 돌려 제2석굴암과 한티재에 들러 운해에 쌓인

 

산아래의 풍경들을 보니 내가 신선이된 듯하다.

 

머지않아 이곳에서부터 가을, 단풍이라는 말들이 들려오겠지.

 

정말 아름답게 단풍이 들면 다시 한번 이길을 밟고 싶다.

 

너무 빨리 가을을 밟은 것은 아닐까?

 

이 가을을 어떻게 보낼수 있을까?  가을만 되면 텅빈듯 잃어버렸던 허전함을

 

오늘 다시 주워왔다.  여름에서 겨울로 갈수는 없을까.

 

나는 가을을 만났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