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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씨 짜증나.......ㅠㅠ


BY 양철지붕 2005-08-30

 천하의 양철지붕이 고도비만이란다.

설마설마 했었다.

거울속의 여자가 점점 더 두루뭉술해 져가도 그저 약간은 지방이 꼈겠지,

설마 아이 낳은 아줌마가 아가씨와 같으랴 하며 넘어갔다.

아니다 넘어 가는 척 하며 내심 걱정이 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계단을 올라가는 것이 버겁고 조금만 걸어도 종아리가 당겨 와도

그저 한 아이를 잉태해 양분을 그 아이에게 나누어 주다보니

기력이 쇄잔 해 진 거겠거니 했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모른 척 했을 뿐이다.

내 몸이 점점 흉물스럽게 변해가도

내 남편만 나를 예전처럼 예뻐만 한다면 상관없어 그리했다.

얼마 전에 텔레비전에서 200kg을 바라보는 한 여인의 사연이 소개 되었었다.

그녀를 보면서 나는 섬뜩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 내 얼굴이 마치 합성한 것처럼 오버랩 되어 보였다.

“뙈지....... 내가 저리되어도 여전히 날 사랑해 줄 꺼야?”

“띨은 저렇게 안돼.”

“아니 만약 저리 된다면.......”

“자기가 그렇게 되게 자기 스스로가 두지 못 할 거야.”

이 말은 그가 그녀처럼 되어도 사랑하겠다고 하는 건지

아니면 그녀처럼 되면 나를 사랑 할 수 없다는 말인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내 남편의 말처럼 아마 나 자신이 그녀처럼 살찌도록 나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텔레비전 속 그녀도 자신을 방치해서 그리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더 섬뜩했다.

그리 된다면 나 자신도 나를 사랑하지 못 할 것 같은데

하물며 내가 아닌 남편이야 말 해 뭣하겠는가.........

그 프로그램을 본 후 며칠을 벼르다 병원에 갔다.

그곳에서 확정된 내 병명은 고도비만이다.

그것도 엉덩이 둘레와 허리둘레가 같은 고도의 복부비만이다.

설마 설마 하며 올라선 기계의 화면에 표시하고 있는 내 체질량 지수는

정상의 범위에서 한참이나 벋어나도 그칠 줄 모르고 계속 오르고 있었고

거기에 박자를 맞추어 내 심장도 내려앉는 것 같았다.

동행한 아기엄마와 웃으면서 손 흔들고 헤어진 후 나는 조금 울었던 것 같다.

마치 시한부 선고라도 받은 기분이었다.

내 아리따웠던 젊음은

이제 내 몸무게의 3분의 1이 넘는 과중 지방으로 사라지고

그때의 그녀는 그저 낯선 중년의 여인이 되어 돌아온 것 같았다.

“뙈지 나 심각하데.......”

“왜?”

“고도비만에다 성인병 위험요소를 두루두루 갖추고 있데”

“잘됐다.”

“뭐가?”

“성인병이 걸린 게 아니라 위험요소가 있다는 걸 미리 알게 되었으니 잘됐지. 요번기회에 건강해질 테니 너무 잘됐다.”라며 징징 짜고 있는 내게 남편은 웃으면서 위로한다.

그래 성인병위험요소일 뿐이다........

그래도 왜 이렇게 기분이 쳐지지.........

아이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