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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남편 정말 진국이죠?


BY 해피맘 2005-09-11

저희집에 시할머님이 있는데, 서울 생활이 익숙하지 않아서 혼자 외출을 못하십니다.
그래서 제가 저녁밥을 먹고 산책을 시켜드리면, 그것이 하루 외출 전부가 되는 것이지요.

어제도 새로운 반찬으로 저녁을 일찍 먹고, 딸아이와 시할머니와 같이 산책을 나갔습니다.
근데 비가 조금 내릴려고 하더라구요...그래서 할머니와 딸을 데리고 과일 전문점에 들어가서 잠깐 먹으면서 쉬다가 비가 그쳐서 공원 들렸다가 집에 왔지요.

밤에 남편이 퇴근하고 왔길래, 할머니 모시고 잘 있었으니까 상을 달라고 했거든요...그냥 장난으로...그랬더니 제 남편이
" 다른 것은 줄 것이 없고, 열심히 일하는 재주밖에 없으니까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겠다고... "

감동.....^^

9월까지만 다니고 있는 회사를 다니고, 10월부터 친정아빠 공장에서 일하기로 했거든요.
다니고 있는 곳은 대기업이고, 내년엔 과장도 되고, 워낙 성실한 사람이고 일을 잘 하는 사람이라서 적어도 부장까지는 문제가 없는 사람이거든요.
근데 아빠가 공장에 관리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남편한테 와서 일을 좀 해달라고 했었거든요.

저의 입장에서야 월급도 줄고, 몸으로 뛰는 공장일에, 트럭 운전도 해야하고, 영업도 해야 한다고 하고...별로 좋지는 않지만, 아빠 일이니까 뭐라고 할수도 없고....
그 공장에 언니도 오빠도 있거든요. 근데 요즘 사정들이 있어서 공장 일에 전념을 못하고...
하여간 많이 속상해 하고 힘이 빠진 아빠를 위해서 남편이 열심히 일해준다면...그래서 아빠나 오빠나 언니네가 잘 살수 있으면 좋겠거든요...

근데 남편이 공장으로 가겠다고 결심을 한거죠. 남의 회사에서 열심히 하는 것보다 아빠공장에서 열심히 해서 가족들이 다 같이 잘 살수있으면 그것도 좋은 일이라고...
잘 모르는 사람들은 자기일을 하게되었다고 부러워하기도 한다지만, 솔직히 저희로서는 손익계산에서 남는게 별로 없거든요...
그런데도 남편이 친정식구들을 위해서 자기의 2,3년을 투자해 준다고 하니 넘 좋습니다.
공장을 정상궤도에 올려 놓는 기간을 2,3년 보고 있거든요.
친정아빠도 엄청 기대를 하고 계시구요...하여간 10월부터는 뭔가 많이 달라질거 같습니다.


저는 시할머니한테 잘 하고, 남편은 친정 공장에 잘하고...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가끔 시할머니를 미워하긴 했었는데, 앞으로는 더 잘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