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말 우연히 옛날 사귀었던 남자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저는 물론 결혼한 주부이구요...
그때 기억부터 하나씩 하나씩 여러가지 상념들에 밤이 늦도록 잠이 오지않아
그냥 주절이 주절이 써 봅니다.
결혼 전 직장을 다니고 있었는데 거래처 직원으로 한 남자가 사무실로 들어섰을 떄
정말 저는 당황해서 눈을 딴데로 돌릴려고 노력했습니다.
왜냐하면,,, 키도 크고, 체격도 적당히 좋고 인물도 넘 잘 생기고 웃는 모습도
하여튼 이상형이라는 말 밖에.... 제 옆에 같이 근무하던 친구도 넘 잘생겼다고
한번 대시해 보겠다고 그 사람 연락처 알아내서 몇번 연락도 했는데 번번히 그 때마다
그 사람이 자리에 없어서 그냥 그 친구 포기하긴 했지만...
저는 그렇게 잘생긴 사람이 나같은 여자를 쳐다나 보겠나 하는 생각을 하며 그냥 마음
을 주지 않으려 생각하고 그냥 일상생활을 했습니다.
1년인가 하여튼 한참이 시간이 흐른 후 그 사이 몇번 그사람이 오긴 했지만 그냥
다른 거래처 직원들과 비슷하게, 다르게 맘을 먹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근데 그 남자 저에게 와서 만나자고 데이트 신청을 하게 되었고....
우리는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 시간은 정말 구름 위를 걷고 있는 것 처럼 ... 연애할 떄 누구나 그렇긴 하겠지만 .....
우리는 결혼약속을 했고,,, 양가 부모님께도 소개하고...
그러던 중 우리쪽에게 심하게 반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반대 사유를 밝히기는 쫌 그렇구요....
정말 심하게 반대를 하셔서 저는 첨에는 부모님 설득을 했지만 제가 어려서부터
지금까지도 부모님이 제시하시는 방향대로만 생활을 해온 터라...
학교도, 직장도 모두 부모님 의견이 거의 다였으니까 ....
정말 저로써는 많이 노력했지만 결코 부모님의견을 돌릴 수 없었고, 부모님 동의없이
그냥 그사람에게 가버릴까 많이 많이 고민했지만,, 차마 그러지도 못하고...
헤어졌습니다.
정말 죽을 만큼 힘들었구요....
그 때 다짐은 나 죽을 때 까지 결혼 안해서 부모님께 복수하겠다 ... 라는 생각까지...
하지만 인간이 참 간사한 건지 ....
첨에는 그사람 아닌 다른 남자와 사귈수도 결혼할 수 도 없을 것 같이 생각됐지만.
시간이 흐르니 외롭기도 하고 또 다른 남자를 만나기도 하고...
결국 선 봐서 한 남자와 결혼 하게 되었습니다.
옛 남친에게는 그렇게 매물하고 박대하시던 부모님이 선봐서 조건좋은 남편에게는
오히려 민망할 정도로 잘 대해 주십니다.
정말로 다행인 건 남편은 정말 착하고 저를 사랑해 줍니다.
결혼전에는 그냥 착한 거는 같고, 약간 믿음을 주고,,, 제 나이도 많아 초조하고
부모님이 반대 안하시니 결혼을 할수 있을 것 같아 하게되었는데...
제가 아직까지 많은 세월을 살진 않았지만
아직까지는 한번도 남편에게 실망해 본적은 없습니다.
다시 결혼하라면 남편과 하고싶구요...
결혼초기에는 시댁에서 엄청난 생활비를 요구하기도 하고 보통 여자들이 겪는
시집살이 도 있었지만 남편이 다 바람막이 가 되 주고,, 시댁과 나 양쪽을 잘
왔다 갔다하면서 잘 조율을 해 주니 ,,,, 지금은 시댁과는 큰 트러블 없이 잘 지냅니다.
그런데 오늘 옛남자친구 에게서 어떻게 지내냐 면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냥 이런저런 안부 인사 정도를 하다가 ...
그 사람은 제가 결혼한지 알고 있거든요...
제가 결혼했냐고 물어보니 아직까지 하지 않았다네요....
옛날에 헤어질떄 그 사람이 막 화내고 나를 원망하면서 그랬거든요..
내가 왜 너를 만나서 이렇게 사귀고도 결혼도 못하냐...
이럴 줄 알았더라면 아예 사귀지 않았을 거다...
그 떄 그 말이 아직도 마음에 걸리네요...
옛남자를 만나고 싶다 뭐 이런 맘은 추호도 없어요...
저에게 최선을 다하는 남편에게 너무 큰 죄 라고 생각되니까요...
다만 저는 옛날 남자친구가 저처럼 좋은 배우자를 만나서
행복한 결혼 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신랑에게도 죄책감이 듭니다.
신랑만나기 전에 그렇게 마음을 다 준 남자가 있었다는 게 ....
옛 남자친구에게도 미안합니다.
물론 나 떔에 전적으로 결혼은 못 한거라 생각은 안 하지만 그래도
참 많이 미안합니다.
헤어지면서 많이 힘들었던거, 지금도 결혼 안 하고 있는거
전화를 받고 아직까지도 머리속도 어지럽고, 마음도 어지럽고,
잠이 안 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