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린이집에서 추석 행사가 있는 날이에요.
송편도 만들고 하는 날인데
한복 입고 오라고 알림장에 써왓대요.
시장 가서 여기저기 들어가 물어보니,
한벌에 4만 5천에서 5만원 부르더라구요.
쌍둥이니 거의 10만원 가까이.
에고. 일년에 몇 번 입는다고 싶었지요.
내년까지 입힐 수 있겠다 싶었던 청 멜빵 치마도 가을이라 꺼내 입혀 보니,
웬 걸요. 둘째 것은 살짝 펜티가 보일 지경.
쑥쑥 크는데, 일년에 두세 번 입을 옷에 돈 십만원이나 들이기 아깝고,(명절 날에 안 입히면 그만이니 한번? 명절 날에는 얻은 옷 중 예쁜 레이스 옷 입히면 되고.)
차라리 그 돈이면 이것저것 평상복 사서 입히겠다 했지요.
분명 같은 생각하는 엄마들도 많겠지 했지요.
근데~
오늘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러 가보니,
모두 한복을 입고 왔어요.
한 아이도 한복 안 입고 온 애가 없네요. ㅠㅠ
애들도 이제 뭘 하는 나이라 <너, 왜 한복 안 입고 왔어?> 하는 언니, 오빠들의 말에 저를 쳐다 보대요. 으윽....
머쓱해 하는 아이들을 밀어넣고,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오는데,
맘이 참 착잡했어요.
괜시리 애들 기죽인다 싶기도 하고.
어떻게든 사서 입혀 보냈어야 했는데.
이럴 줄은 몰랐네요.
세상 분위기 파악 못한 제 자신이 한심스러워요.
이것저것 돈 나갈 일은 많고, 들어오는 돈은 한정되어 있고, 세금이나 공과금은 오른다고 난리고..
요즘 이제껏보다 아껴 살아야지 다짐하곤 하는데..
방향이 잘못 되었나 봐요.
빌려서라도 입혀서 보내야 했는데, 새로 이사한 지도 얼마 안 되었고..
괜찮겠지 생각했는데..
영 분위기가 아니었네요.
기분이 많이 꿀꿀하네요. 아이들에게 미안코.
다음부터는 알림장에 써 오는 것은 땡 빚을 내더라도 맞추어 보내야겠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