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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이 가을에 당신이 왔습니다.
찬란한 개울가의 낙엽을 물들이며 당신이 왔습니다.
벌써 제 방으로 찬바람이 들어옵니다.
그래서 창문이 열렸나 여러 번 확인하게 됩니다.
참을 수 없는 매서운 아픔을 뚫고...
해도 해도 이길 수 없는 불가항력의 시간을 넘어
소용돌이 굴레에서 당당히 승리하고
이 가을에 당신이 왔습니다.
깊은 상처로 당신은 찢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만든 이 땅의 열매의 세트는 풍성하기만 합니다.
당신이 만들어주신 이 모든 선물 세트는
어디를 가나 넘쳐납니다.
그러니 내 어찌 당신을 잊을 수 있으리오
사랑하는 당신아,
고독한 가을은 싫소이다.
이렇게 당신이 맺어 놓은 사연이 절절하고,
당신의 열정이 온 산을 물들여 놓고, 정작
이런 가을 날 슬픈 당신은 싫소이다.
드높은 하늘로 내 마음은 새털처럼 나르고
당신이 주신 탐스러운 소망은 내 혼을 요동칩니다.
여기가 당신이오,
당신이 여기라
내 혼이 당신이오,
당신이 내 혼이오
사랑하는 당신아!
이 풍성한 가을에 당신을 얼싸안고 뛰리 이다.
아니, 당신 속의 나는 잠들고 말리이다.
또다시 가을이 왔습니다.
우리가 원치 않아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가을,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던 지난날의 결과가
열매로 우리 앞에 오게 됩니다.
올해의 당신은 어떤 열매로 다가 오셨나요?
붉은 단풍처럼 넉넉한 열정의
가을사람이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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