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 불어 ♥
언덕에 모여 핀 코스모스
고개를 마구 흔들어 대어
영혼까지 흩어놓는
바람이 불어
가슴 한가운데로
옹이 무덤을 만들어
뿌리만 깊이 박고
토박이로 만들지
실려 오는 꽃향에
여러 해만에 이끌려 온
거기 너머 물가
갓틀은 명주이불 덮은 수면을
가만히 밀어 내는 바람있어
낯가림에 얼굴 붉히네
노란 꽃잎 실은 바람에 잠 설레던
저편 기억의 조각을 끄집어 내고
온 몸의 문을 조심스레 열어
뿌리 뿐인 고목에 생명을 불어 넣는
바람이 부네
2003.10.30
-ransa-
박강성의 마른꽃에 오래 전의 자작시를 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