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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이쁜 도둑이라고 했던가요?


BY 능소니 2005-10-02

오늘 결혼식이 있어 신랑과 작은놈들만 델고 가다가,

서울 용산역을 가야 하는데 길을 놓쳐서

뺑뺑 돌다가 겨우 시간에 도착해 한 숨 돌리고,

 

점심 먹고는 조카딸(둘째시누이 큰딸)이

직장 근처로 방을 얻어 나가는 이삿짐을,

혼자 사는 시누이가 안쓰러워 실어다 주려고

가서 짐 싣고 또 수원으로 가다가 길 헤매고....

 

울 신랑 길눈 하나는 알아주는 사람인데

오늘은 피곤했는지 넘 헤매네요.

덕분에 하루종일 운전을 했어요.

 

조카 이삿짐 내려주고는 용인 친정으로 향해서

씽크대 받침 하나 설치해 주었더니,

엄마, 아버지는 강원도 결혼식에 가고 안계신데도

올케언니가 이것저것 챙겨서 차에 실어 주네요.

 

딸은 이쁜 도둑이라며 하나밖에 없는 외동딸이

힘들게 사는게 안쓰러워 갈때마다 울 엄마는,

틈틈이 지은 농산물이며 여러가지것들을

항상 바리바리 싸서 차에 실어주곤 했었는데,

솔직히 그때마다 올케언니 눈치가 좀 보여서 쳐다보면,

울 올케언니는 그럽니다.

"고모네 차 바꾸면 그때는 안줄거니까 지금 많이 실을수 있을때 갖고가요."

ㅋㅋㅋ

울 차가 1톤 더블캡 화물차거덩요...

그러니 안팎으로 얼마나 많이 싣겠어요?

올때마다 한차씩이지...ㅎㅎㅎ

 

오늘은 엄마가 없는데도 올케언니가,

엄마가 캐놓은 거라며 고구마 한박스,

산에 가서 주워왔다며 밤 한봉지,

대추 한봉지, 콩 한박스, 가지 한박스,

아침에 오빠가 캔 햇땅콩 한봉지,

대추, 호박등등등.......

암튼 친정서 온 날이면 한참을 짐정리를 해야 해요.

 

딸은 이쁜 도둑이라고 편찮으셔서 말도 서투른 울 아버지도,

짐 다 실어 놓은거 보시곤 더 실을거 없냐고 찾으십니다.

나는 내 부모나 시부모한테 그리 못하는데......

어쩜 부모들은 그리도 자식한테 마냥 주고 싶어하는지.....

 

나보다도 나이어린 울 올케언니도,

울 엄마를 닮아가는지 자꾸만 우리한테 뭘 주고 싶어하고,

시집와서 9년만에 첨으로 군식구 없이,

오빠랑 애들하고만 있는 하루라며 너무도 좋아하는 언니한테

즐겁게 지내라고

용돈 한 푼 쥐어주고 오지 못해서 속상하네요.

 

에구~~ 나도 빨리 빚 갚고 잘 살아야지.

그래야 고생하는 울 부모님 용돈도 펑펑 드리고,

시집살이하며 돈벌고 공부하느라 힘든 울 올케언니한테도

뒷주머니 푹푹 찔러주고 싶고,

이쁜 울 친정조카들도 용돈도 주지.........

 

힘내서 또 내일도 열심히 해야겠어요.

내 형편이 힘들면 나중에 자식들한테 주고 싶어도 못주니까요.....

우리 열심히 삽시다.

새로운 일주일을 위해~~~

새로운 달 10월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