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속으로-
하늘과 땅이 통하는
전설의 비는
밤과 낮 없이 이어져도
그대에게 가는 길은 열리지 않아
앓이 지독했던 그 해 여름
태양 아래로 달려가나
눈으로 받기엔 벅찬 바다에
하얀 현기증 일고
발가락 사이로 빠져 버리는
원색에 덮힌 모래 사장은
나를 밀어냅니다.
떡갈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하늘 틈에서
전생에 봄직한 나무를 찾고
백년 나무 뿌리에 길을 잃고
무릎에 든 멍에서 그대를 느낍니다.
그대를 향한 욕망의 끈적임에
심장이 끓고
피가 졸아 버려도
그대를 기억하기에
또 다른 여름 속으로
나를 넣습니다.
2003.9.29 /ran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