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한가위날 오빠인 세발토끼의 세몫은 하는 우리집 두발토끼가
기어이 일을 내고 말았습니다.
명절날 하하 웃고 좋아하다 친정에 좀 가 볼까 하고 저녁 좀
먹으려다 등뒤에서 3옥타브 천 찢기는 듯한 두발토끼의 괴성---
돌아봤더니 아 글쎄 지 고모(큰시누)가 전 남은거 데우고, 고기 한주먹
남은 것 치워야겠다며 굽고 치우려던 차에 요녀석이 그 주변에
왔다갔다 난리 부르스를 치던걸 시동생이 데려갔는데
어느 순간 장난치며 뛰어들어와 그 뜨러운 것에 넘어졌지 뭡니까--
순간 아무 생각도 안나고 무조건 보듬어 안고 수돗물을 틀어
아프다고 파닥대는 놈을 안고 기가 막힙디다.
애들 할머니는 화기에 좋다며 감자를 찾아 깎을새도 없이
채칼로 벗겨 바르고 응급실로 향하는데 마음이 천갈래, 만갈래---
병원에 갔더니 팔부분은 그래도 덜한데 손목부분이 나중에
이상이 올지 모른다 하니 순간 머리속이 하얗게 비더이다.
집에선 너무놀라 팔만보고 손목은 미쳐 못보았는데 나중
치료후에 손목이 덜 펴질지 모른다나요.
순간 손목에 장애가 오면 손가락도 장애가 올거고
의사선샘 한마디에 2,30초간 심장이 얼어붙더군여.
다행히 온갖 신경 다쓰고 3주 잘 치료받고 흉이 남을거라 하지만
지금으론 그나마 다행이다 함다.(얼굴 안 다친것도 제가 믿는 분이 도와주신거고-)
한데 아직 어린애들이라 태아때부터 시작해 요즘 보험이 환급
안 받고 보장만 받으면 싸길래 3-4개 적금 들었다 생각하고
미니 준비했었는데 해당이 된다하여 서류 떼러 갔다가 이곳
종합병원(1차)은 친절에 친절을 베풀며 서류를 떼어줬는데
2차(개인병원)에 갔다가 기분이 또 상했습니다.
2,3년전 큰애가 해마다 기관지성 병명으로 병원을 드나들어
전주 ㅇ종합병원에서 서류떼다 무안을 당했는데 이번엔
개인병원의 불친절과 전화상에서 무심히 들리는 그내들에
대화에 맘이 상했네여.
이 세상에서 자식 아프라고 소망하는 엄마도 있습니까?
불시에 다치고 장애인 될까봐 걱정하다 장애까진 없겠다싶어
안도하는 부모에게 툭툭 내던지는 병원종사자들의 태도와 말투.
이유야 어찌됐든 환자가 있으니 병원도 있는것 아닌가요?
어쩌다 한번씩 마주하게 되는 그런 사람들 때문에 정말
아프지 말아야지, 아프지 말아야지 함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몇몇 사람으로 인해 여간
맘이 상하는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