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년 동안 눈물로 아버지를 그리며, 사부곡 부르는 이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1987년 북한경비정에 납치된 동진호 어로장 최종석(60)씨의 딸 최우영씨가 주인공이다.
최우영씨는 아버지의 회갑(10월26일)을 앞두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아버지의 송환을 애타게 호소하는 장문의 편지를 신문광고로 냈다. 문화일보 광고를 통해 발표한 편지에서 최씨는 18년간 가슴에 묻고 살았던 아버지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담담한 필체로 기록했는데, 그 편지를 읽고 나도 처자식이 있는 평범한 시민의 한사람으로 가슴 뭉클함을 느낀다.
최씨는 편지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부친인 고 김일성 주석을 위해 지금도 엄청난 규모의 기념사업을 하고 계실 만큼 효자로 알고 있다"며 "같은 자식의 입장에서 아버지를 생각하는 제 심정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호소하면서 최씨는 "김위원장은 이미 일본인 납북자들의 아픔을 충분히 이해하고 귀국시켜준 사례가 있지 않느냐"며 "어찌하여 남한 납북자 가족들의 아픔에는 침묵하고 계십니까.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제 아버지도 미 전향 장기수 아닙니까? 라고 적었다.
최우영씨 마음 같아서는 환갑을 맞은 아버지를 모셔와 환갑상을 차려드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지 못하고 눈물로 부르는 사부곡이 얼마나 애절했을까?
그동안 6․15남북축전이니, 8․15민족 대축전이니 하면서 알맹이 없는 1회성 행사로 국민을 현혹시키면서 정작 반세기를 넘는 세월동안 꿈에도 그리던 이산가족들의 상봉은 뒷전이었다. 더구나 최우영씨 아버지는 고기잡이하다가 납북된 평범한 어민에 불과하다.
그런 의미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인도적 차원에서 죄 없는 납북어민들을 돌려보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최우영씨 말처럼 "진정한 통일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그동안 죄 없이 납북됐던 사람들이 당당하게 38선을 건너 돌아오는 것이 그 시작“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