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집 대문옆에 큰 장미나무가 있어
초여름이면 흐드리지게 피어서
사람 맘을 설레게 만들더니,
요즘 잎이 하나둘씩 떨어져서
매일 아침마다 안쓰러운 마음으로 마당을 쓸곤 했는데.....
아, 글씨 이 장미덩쿨이
며칠동안 날이 따뜻하더니만
계절도 모르고 꽃을 피웠네요.
울집이 남향집이라 정말 볕이 따뜻하게 들거든요.
그 포근한 날씨가 봄인줄로 착각을 했나봐요.
여기저기 낙엽이 지어서 떨어진 잎들 사이로
빠알갛게 장미 몇 송이가 피어서
넘 이쁘면서도 왠지 생경스러워 쳐다보는데,
5살 아이가 꽃따달라고 떼를 써서
낑낑대고 담벼락 타고 꽃줄기를 가위로 잘라줬어요.
그런데 역시나 제철이 아니고
힘겹게 어거지로 피어난 꽃이라 그런지
손으로 만지니 그냥 힘없이 잎이 다 흐트러져 버리는거 있죠.
역시 자연의 순리를 거슬르는건 안되나봐요.
향도 안나고 줄기에 가시도 없이
그냥 빨간 꽃잎만 피어서 힘없이 떨어지는걸 보니
우리 인생사 역시 그렇게 순리대로 살아야 하는거 아닌가 생각합니다.
주변에서 보면 억지로 끼워맞춘 인연도 어그러지게 마련이고,
돈좀 더 벌어보겠다고 억지를 써도
역시나 자신의 능력대로 열심히 일해 번 돈이
젤 값지게 써지는걸 보면...........ㅜ.ㅜ
가을이 다 가고,
울 집 거실엔 성질급한 아이들이 벌써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해서 불을 켜놓고 있고,
마당 한쪽에 묻어놓은 김치독엔 김장김치가 그득하고,
창고에 잔뜩 쌓여있는 고구마, 감자, 무우, 호박등.....
겨울 식량걱정 없이 도와준 친정이나 시댁에 감사하며,
이제 겨우내 쌀값하고 보일러기름값만 벌면 살 수 있는 올겨울이,
그래도 마냥 어둡게 다가오는 저녁입니다.
서민들이 살기엔 더워도 역시 여름이 좋은데......ㅋㅋㅋ
그래두 힘겹게 꽃을 피워 자신의 존재를 알려준 장미덩쿨처럼,
저도 역시 기지개를 켜고 다시 힘을 내야겠습니다.
할 일은 쌓아놓고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가운데
정신없는 아줌마의 그냥 하릴없는 넋두리였네요...헤헤헤
아컴맘님들 모두들 행복하세요.
억지로 꽃을 피우지 말고 우리 낙엽이 지는것도 순리임을 받아들입시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