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무거워진다, 노리코." 아야가 나지막하게 말했다."뭐가?""살기, 사랑하기, 그 외 여러가지가.""그래."그만 자자며 아야가 불을 껐다. 눈을 감으면 새로운 꿈을 꿀 수 있을까?점점 무거워지는 일상에서 좀 멀어질 수 있을까?카마타 토시오 - 29세의 크리스마스 中 인연을 소중히 여기지 못했던 탓으로 내 곁에서 사라지게 했던 사람들 한때 서로 살아가는 이유를 깊이 공유했으나 무엇 때문인가로 서로를 저버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 관계의 죽음에 의한 아픔이나 상실로 인해 사람은 외로워지고 쓸쓸해지고 황폐해 지는 건 아닌지 나를 속이지 않으리라는 신뢰 서로 해를 끼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주는 사람이 주변에 둘만 있어도 살아가는 일은 덜 막막하고 불안할 것이다. 마음 평화롭게 살아가는 힘은 서른이 되면 혹은 마흔이 되면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일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고 내 아픔과 기쁨을 자기 아픔과 기쁨처럼 생각해주고 앞뒤가 안 맞는 얘기도 들어주며 있는 듯 없는 듯 늘 함께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사람만이 누리는 행복 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것이 온전한 사랑이라는 생각도 언제나 인연은 한번 밖에 오지 않는가도 생각하며 살았더라면, 그랬다면 지난날 내 곁에 머물렀던 사람들에게 상처를 덜 줬을 것이다. 결국 이별 할 수밖에 없는 관계였다 해도 언젠가 다시 만났을 때, 시의 한 구절처럼 우리가 자주 만난 날들은 맑은 무지개 같았다고 말할 수 있게 이별했을 것이다. 진작, 인연은 한번 밖에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살았더라면... 신경숙의 “인연은 한번 밖에 오지 않는다”에서 지금쯤, 전화가 걸려오면 좋겠네요.그리워하는 사람이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더라도 잊지 않고 있다는 말이라도 한번 들려 주면 참 좋겠네요.지금쯤, 편지를 한 통 받으면 좋겠네요.편지 같은 건 상상도 못하는 친구로부터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 담긴 편지를 받으면 참 좋겠네요.지금쯤 누군가가 나에게 보내는 선물을 고르고 있으면 좋겠네요.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예쁘게 포장하고 내 주소를 적은 뒤 우체국으로 달려가면 참 좋겠네요.지금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라디오에서 나오면 좋겠네요.귀에 익은 편안한 음악이 흘러나와 나를 달콤한 추억의 한 순간으로 데려가면 참 좋겠네요.지금쯤 누군가가 내 생각만 하고 있으면 좋겠네요.나의 좋은 점, 나의 멋있는 모습만 마음에 그리면서내 이름을 부르고 있으면 참 좋겠네요.지금쯤 가을이 내 고향 들녘을 지나가면 좋겠네요.이렇게 맑은 가을 햇살이 내 고향 들판에 쏟아질 때모든 곡식들이 알알이 익어가면 참 좋겠네요.'지금쯤' 하고 기다리지만 아무것도 찾아오지 않네요.이제는 내가 나서야겠네요.내가 먼저 전화하고, 편지 보내고선물을 준비하고 음악을 띄워야겠네요. 그러면 누군가가 좋아하겠지요.나도 좋아지겠지요.이 찬란한 가을이 가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