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부엌을 정리하다 인디언카레를 발견했습니다. 한국의 시중에서 파는 '끓이기만 하면'되는 카레가 아닌 진짜 인디언 향이 짙게 배인 카레였지요. 이곳에선 한국산 카레 구하기가 어려우니까요. 오늘은 카레를 끓여야지 하다가 문득 제가 카레 만드는 법을 잊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순간 얼마나 당황했던지요. 그건 제가 밥짓는 법을 잊었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의미였습니다. 늘 거기 있으니까, 늘 했던 거니까..하며 안심했던 것. 우리들의 무의식 속에 잠겨있던 카레를 꺼내보는 경험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카이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