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 세트도 온전한 것 없이 결혼했지요.
결혼 10년 가까이 된 참에..
이제 좀 천천히 살자.. 너 그동안 알뜰히 살았다.. 참 만감이 교차하고.. 스스로 대견하여서..ㅠㅠ
홈쇼핑서 거금 29만원짜리 코렐 세트를 구입을 했네요. 뒤에 몇 천원 더 붙었을 거예요..
남편이 니가 웬일이냐 하고..
얼마 전 올라온 엄마도 그걸 보더니.. 에이구.. 니가 웬일이냐.. 살림 제대로 하나 장만했네..
주변 사람들 한마디씩 했는데^^
저는 그것 설거지할 때마다.. 예전에 반지하 온통 곰팡이 까맣게 쓸어 있던 시절 생각나고..
남 보긴 별거 아니라도.. 그래도 뜨듯한 보일러방에 베란다 문 열면 하늘도 조금 보이는 곳에 사는 지금이 너무 대견하다..
그것.. 그릇 세트지만, 그거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데.. 설거지 할 때 옛날 나 살던 것 생각나.. 괜히 한번 더 만져보기도 하고 그런 건데..
방금 전에 그릇 세트 거의 2/3가 날라갔네요..
방문 열어 놓고 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와장창 하는 소리가 나더만.. 싱크대 밑에 설거지한 그릇 엎어놓는 2단짜리 선반이 무너지면서.. 지금 온통 그릇 잔해들이 널부러져 있어요..
아니.. 코렐은 잘 깨지지 않는다더만.. 언뜻 봐도 온전히 남아 있는 게 별로 없네요..
큰맘 먹고 산 건데.. 그 그릇 세트 나한테는 결혼 10년 의미가 깊은 그릇인데..
절대 월부로 뭐 안 산다는 게 기본 원칙인 내가 다달이 얼마씩 카드비 내며 산 건데..
넘 속상해서리..
아직 치우지도 않았네요. ㅠㅠ
안 깨진다더니..ㅠㅠ
전 천상 그릇 복은 없나벼요.ㅠㅠ
속상해.. 집안의 장처럼.. 평소 밥그릇, 국그릇으로 가장 기본적인 건데.. 그거 다 박살난 것 보니.. 마치 장맛 상한 것처럼.. 기분도 영 꿀꿀하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