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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어머니


BY 며느리로만 2005-12-06

나의 시댁은 경상도인데 차타고 우리 집에서 5시간 정도 가는 곳이다.그래서 자주는 못가고 두분 생신때와 명절 때 간다.주말이 낀 제사도 간다(아이 낳기전엔 1년 8번인 제사 남편없이도 혼자 갔다).물론 비정규적인 어떤 일이 있으면 가기도 한다.그리고,시어머님이 1~2달에 한번씩 올라오시기 때문에 시어머님을 가끔 보는건 아니다.

그런데,나의 시어머님은 잘 삐치신다.뭔가 섭섭한게 있으시면 말로 하시던지 그렇지 못하시면 좀 이해를 해주시면 좋을텐데,그건 말씀을 안하시고,그냥 삐치시면 말씀 쌀쌀맞게 하시고 말도 안되는거 가지고 트집 잡으신다.정말 어떨 땐 이 분이 어른 맞나 싶다.꼭 내 딸래미 또래의 아이를 보는 것 같다.

나는 시댁에 일주일에 1번 정도 전화를 한다.그런데,시어머님은 전화를 거를 때도 삐치신다.

나도 생활하면서 유독 신경쓸게 많을 땐 깜빡 잊을 때도 있다.

요즘 같은 경우,큰 아이가 유치원에서 적응을 잘 못해서 아이에게 특별히 신경쓰고 선생님과도 상담하고,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서 이런저런 신경쓸 것도 많고,또 작은 아이 젖 끊는 것 때문에 신경쓰고,동생이 암수술을 하게 되어서 그것 때문에도 신경쓰고,평소보다 신경쓸게 많아서 지난 주에 전화 못하고 오늘에야 했더니,시어머니 또 삐치셔서 말 툭 던지시고 내 말은 듣지도 않고 전화를 끊어버리신다.

문제는 시어머니가 당신과 남편과 남편의 형제자매,그리고 손주들에게만 신경쓰시기를 바라신다는거다.나도 한사람의 딸이고,누나고 동생이고 어떤 이의 친구라는걸 도무지 용납하시지 않는다.시어머니왈 결혼하기 전의 여자에겐 팔자라는게 없는거다,그게 아무리 좋은 팔자였더라도.시집오면 그때 팔자가 진짜 팔자고 시집오기 전은 개팔자다 그러신다.

시어머니는 내가 아무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신다.매일 먹고 자고만 하는 줄 안다.내가 외출할 일이라곤 도무지 없다고 생각하신다.시장보는거 외엔.그래서 내가 시댁일이나 시장보는거 외의 외출을 할 때 시댁에서 온 전화를 못 받거나 하면 대체 어딜 싸돌아다니냐며(나는 외출을 별로 안 좋아하고 꼭 필요할 때만 외출한다) 언제 누굴 어디서 만나 무얼 했는지 꼬치꼬치 물으신다.우리집에 오셨을 때도 우리집에 전화가 오면 누구한테 전화가 왔는지 뭐라고 그랬는지 그걸 다 아셔야 직성이 풀리신다.

그리고,우리 시어머니는 시댁이나 남편의 형제자매에 대해 그의 신상과 일상과 그들의 현재와 과거의 사소한 일까지도 내가 모두 알고 있길 바란다.그리고 아주 사소한거 하나하나까지도 우리 사정에 관계없이 도움을 주길 바라신다.만약 그렇지 않으면 지들밖에 모른다고 아주 인간 이하의 취급을 하신다.그렇다고 다른 형제들이 우리 가족을 애정으로 관심을 갖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그래서 나의 시어머니는 나만 볶으신다.

나도 생활이 있는데,내가 어떻게 미주알고주알 다 알 수 있을까? 정말로 아직 아이가 어려서 그런지 내 생활은 거의 없는 편인데 그나마 터치를 하고 외출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나마 무슨 죄인취급하니 정말 피곤하다.

이보다 더 황당무계한 일이 많으나,시간관계상 그만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