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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생일


BY 프시케 2005-12-09

결혼하고 내 생일은 기분 나쁜 날이 되었어요.

신랑은 알고만 있었고 "자네 생일이네"

시어머닌 "오늘이 네 생일이냐? 어떡하니 니생일인데 니가 미역국 끓여 먹어라.

꼭!! 네가 끓여 먹어라~~" 말솜씨없는 시어머니의 전화까지 받고 나면 열이        

풀풀 났었죠.

차라리 전화를 안하시는게 났다고 생각했거든요.

 

울신랑 다른사람 생일은 잘도 챙겨요.

형님생일,형수님 생일, 조카생일, 시부모님 생신은 말할것도 없고.

심지어 주위 사람들 누군가가 생일이라하면 가만히 있지 못하죠.

근데 같이 사는 나와 애들에겐 다른사람에게 하는 만큼의 반의 반도 정성을 보이질 않데요.

내가 생일에 대한 섭섭함을 말하면 울신랑 "생일이 뭐 대수냐? 억울하면 내 생일도

없다고 생각하면 되쟎아"

생일때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안챙겨준다고 결심해도 막상 생일때가 되면 그냥 못

넘기겠더라구요.

시어머니는 당신아들 생일이라고 삼일전부터 전화하시고.

 

그러다가 어제는 울신랑 생일이었죠.

큰 맘먹고 모른척했어요.

아침에도 평소먹는 반찬으로 먹여서 보냈는데 울신랑 속으로는 저녁을 기대했는가봅니다.

저녁약속도 다 뿌리치고 일찍 들어왔더라구요.

반찬을 보니 그냥 평소먹던 반찬들. 미역국도 없고.ㅋㅋㅋ

안되겠는가 보죠? 한마디 하데요.

"자네, 오늘 내 생일인거 알아?"

"어머, 오늘 당신 생일이냐? 어디. 어머! 정말 오늘 당신 생일이네.(능청스럽게)
(머슥한듯이) 당신이  생일같은거 하지 말자며?" 했더니

"오늘 밖에 안 나갔었어?" 아무래도 케익을 생각하는것 같더라구요.

"아니, 안 나갔어.왜??( 멀뚱 멀뚱 쳐다보며)"

그때부터 울신랑 얼굴이 좀 일그러지데요.

밥상 다 치우고 앉으니 얼굴이 더 일그러졌어요.

좀 벌겋기까지 하고.

내 생각으론 신랑이 내가 케익정돈 준비했을거라 생각했는데 정말 아무것도 없으니까

섭섭하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것 같았어요.

일부러 밤에 일찍 먼저 잤다가 새벽 2시쯤 깼는데 신랑이 그때까지 안자고

있더라구요.

충격이 너무 컸나? ㅋㅋㅋ

아마 태어나서 처음으로 미역국 못 먹은 날일것 같아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애들방에 잠깐 들어가서 이불을 덮어주는데 문이 열리면서

신랑이 들어오더니 "나는 안 예뻐해주고 애들만 이뻐해!" 하네요.

 

울신랑 이번에 좀 많이 느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