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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긴 되었는데요...


BY 둘째도... 2006-02-17

둘째를 어렵게 우연찮게 가졌어요

전에 글 올렸더랬는데..

링거와 임신유지를 위한 주사,약을 끼고 살며 큰애를 간신히 낳았더랬죠

6개월때까지 중환자처럼 살면서요

오로지 임신관련해서만 몸이 부실해서요

 

7개월 접어들어서 조산 위험도 뭣도 없이

안정적이라며

그간 몸이 너무 불었다고

더이상 체중이 늘지 않도록 관리하라고 했었지만

아휴~

이미 게으름과

다식도 아닌 대식의 길로 접어들어

통제가 어려웠어요

 

14개월 터울로 가진 둘째를

임신반응이 나타나기 전

심한 몸살로

약을 달고 있던터라

아이 상태를 장담할수 없다는 담당의사 말에

중절 수술을 한것이 5년전인데요

그 이후로

민간요법부터 해서

배란유도에 인공수정까지

다해봐도 절대 임신이 안되더니

치료 중단하고

포기하고 나니까

관계도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임신이 되었네요

 

정작 중요한게 이게 아닌데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맘이 너무 복잡합니다

원래도 물혹이 몇개 있었어요

배란된 난자가 임신이 안되면 물혹이 된다고 하는데

그게 대부분은 체내 흡수되거나

그렇게 해서 별탈없이 지나간다고 하기에

별신경 안쓰고 잊어버리고 살았어요

 

근데...

 

그게 지들끼리 꼬였는지

터져 버렸네요

아,그러고 보니까

임신관련 말고도

만성 맹장염인가?것도 갖고 있어요

그때문에 가끔씩 한두시간 정도

배가 많이 아플때가 있어서

이번에도 그런줄 알고

좀 지나면 괜찮겠지 했는데요

밤새도록 점점 아픈 정도가 심해져서요

저도 참 미련하죠

나중엔 어깨랑 갈비뼈까지 아파서

눕지도 앉지도 못하는 지경이 되었는데

야간 응급실에 책임질만한 의사 없다고

..사실...

그냥 아침까지 버티다가

둘째 진단받은 병원에 갔어요

초음파를 안으로 밖으로 다 보더니

안에 뭐가 잔뜩 끼었는데

제거가 안된다고 그러면서

아무래도 내과 소견 같다고

이런건 처음 본다고 하더군요

 

다시 내과로 갔더니

거기선 모든 소견이 맹장과 일치한다고 하면서

임신 유지를 하려면

거기선 수술 어렵다고

큰병원 가라해서 병원 옮기고..

진료과목을 뭘로 해서 소견서를 써야될지 애매하대나..

응급으로 가라해서 갔죠

 

또다시 내과검사를 다 받고..

그러다 처음 아픈 시간부터 20시간쯤 지나서

복부 초음파를 전문 선생님한테 받는데

그때서야

뱃속에 피가 흥건한데

그 옆에 동그란게 한개 보인다고

산부인과 정밀 초음파를 또 보라고 하대요

 

산부인과 소견이란게...

불임치료는 끝났으나

그 기간이 얼마 경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이 되어서

난자가 너무 많이 배출이 된것 같다고

기존의 혹은 완전히 터진것으로 보이고

뱃속에 9센티짜리 하나 좀 작은거 하나

잔여 파편같은 핏덩이가 다른 장기까지 묻어서

담 결리듯 뼈까지 아픈거라고 하대요

 

근데 더 심각한게 있더라구요

첨에 내과 복부 초음파에서

동그란거가 하나 있다고 했는데

그게 난소에 붙어있는데

그게 터진 물혹 찌꺼기인지

자궁외 임신인지는

피가 완전히 흡수되고 어쩌고 해서

총 2주정도 지나봐야

정확히 안다고 해요

 

글고 자궁안에 자리잡은 아가도

그 옆에 피가

애기집 두배쯤 크기로 고여있는데..

난소옆의 동그라미가

자궁외 임신이 아니더라도

자궁내 임신도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불임치료 받을때 그랬거든요

자궁내막이 가장 얇은곳이 9미리 이상 되어야 안정적으로 착상이 되는데

제 경우

제일 두꺼운곳이 8미리도 안된다는

그래서 임신자체가 가망이 거의 없고

되도 유지가 상당히 어렵다는...

첫애는 산전검사가 전혀 없는 상태여서

거까진 몰랐죠

다른 산모에 비해

태반이 약하고 많이 쳐져 있다고 함서

초기를 잘 넘겨도

조산위험이 있다고 그랬어요

 

한명의 아이도 갖지 못하신 분들께는

철없는 투정처럼 들리겠지만

우린

남편이 여자형제도 없는

외아들인데

시부님 시모님 형제분들 모두와

사촌들이

모두 다산하고

아들이 너무 흔한 집이에요

이번에 잘못되면

입이 아니 손이 방정인가?

암튼 이번에 놓치면

이젠 가망이 아예 없어지게 될텐데...

진단 나오고도 2주정도 절대안정에 뭐에 말하는데

30만원에 육박하는 1인실과 40만원짜리 특실뿐 방이 없어서

그냥 1주일 있다 나왔네요

2인실도 간신히 들어갔는데

옆 침상에서

환자는 너무도 고요한데

그 보호자가 둘씩 셋씩 앉아서

커튼 하나 사이로

만담을 하더라구요

전 무슨

고춘자 장소팔 콤비 온줄 알았어요

진짜루요

 

좀 잘라고 하니 한분만 계셔주심 안될까요 했더니

알았다고 조용 하겠다 하시더만

불 끄자마자

또~~~

아휴

담당 간호사가 생각 해준다고

환자를 바꿔줬는데

아이구나

바뀐집은 더한겁니다

그집은 환자가 회복실에 있고

가족이 병실에 미리 와있는데.....

또 시끄럽다 어쩐다 하면

저만 너무 까탈스런 사람 되는거 같고

병원서 안정이란거 말고 달리 해줄것도 없고해서

도망치듯 야밤에 가퇴원해서 집에 왔어요

 

너무 정신이 없네요

기껏 일자리 알아봐서

출근하려던 하루전날 몸이 그리 되어버려서

일하기도 전에

그냥 짤려버리고...

허긴..

몸이 이모양인데 일은 제대로 할까 싶기도 하지만

아휴

진짜 정신없이

이말했다 저말했다 하네요

철딱서니 없는 우리 아이는

저더러

동생하고 엄마하고만

큰병원 가서

맛있는거 먹고왔다고 투정 부려감서

갖다 버리랜둥

뭘?

갖다 버리긴 인석아

니동생 엄마 배안에서 가출할지 출가할지 모르는구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