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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가 - 동냥젖으로 심청이 키우는데(여덟번째 대목)


BY 나땡칠 2006-03-16

김수연 심청가 음악세계 



◆김수연 심청가 - 가사
국립국악원 민속연주단에 재직하고 있는 김수연 명창의 판소리 완창 앨범이다. 타고난 음악성으로 전국 판소리 명창 대회인 전주대사습놀이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한 인물로 고 박초월 선생의 문하에서 소리를 배웠다.

 

소리의 특징인 애원성(슬픈 감정을 표현하는 소리 발성법)을 잘 표현하는 명창으로

현재도 활발히 연주 활동 및 후진 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본 앨범은 심청가 완창 앨범으로 4장의 낱장 음반으로 이루어져 있다.

 

장식음의 처리가 일품으로 힘도 있으며, 애절한 한의 정서가 짙게 배어있는

그의 목소리를 많은 창자들은 부러워 하고 있다.

 

항상 전문 소리꾼으로 남으려는 그의 열정과 고뇌를 엿볼 수도 있는 음반으로

구성력 또한 치밀하게 제작된 완성도 높은 음반이다.

 

* 이 창본(唱本)에 수록된 가사와 아니리 용어는 호남지방(湖南地方)의 방언(方言)을

그대로 사용하였으며 가창자의 음운 현산으로 창본과 다르게 소리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아니리>
그날밤을 새노라니, 어린아이는 기진(氣盡)하고, 어둔 눈은 더욱 침침하여,
날새기를 기다릴제,

<중중머리=계면>
우물가 두레박소리, 얼른 듣고 나갈적에, 한품에 아이를 안고, 한손에 지팽이,

흩어 짚고, 더듬 더듬 더듬 더듬. 우물가 찾아가서, 여보시오 부인님네,
초칠(初七)안에 어미 잃고, 기허(飢虛)하며 죽게 되니, 이에 젖좀 먹여주오,


듣고 보는 부인들이, 철석(鐵石)인들 아니 주며, 도척(盜蹠)인들 아니주랴

젖을 많이 먹여주며, 여보시오 봉사님, 예, 이집에도 아이가 있고,

저집에도 아이가 있으니 어려이 생각말고 자주 자주 다니시면, 내자식 못 먹인들,

차마 그 애를 굶기리까.

 

심봉사 좋아라고, 어허 고맙소,수복강녕(壽福康寧) 하옵소서.

이집 저집 다닐적에, 삼베 길삼 하느라고, 흐히 히히 웃음소리, 얼른 듣고 들어 가서,

여보시오 부인님네, 인사는 아니오나, 이애 젖좀 먹여주오.

 

오뉴월 뙤얕볕에 김메는 부인들께, 더듬 더듬 찾아 가서, 이애 젖 좀 먹여주오.

백석청탄(白石淸灘) 시냇가에, 빨래하던 부인들께, 더듬 더듬 찾아가서,

이애 젖 좀 먹여주오.

 

젖 없는 부인들은, 돈 돈씩 채워주고, 돈없는 부인들은, 쌀되씩 떠서주며,

밤쌀이나 하여주오. 심봉사 좋아라, 어허 고맙소, 수복 강녕(壽福康寧) 하옵소서.

젖을 많이 먹여 안고, 집으로 돌아 올제, 언덕 밑에 쭈구려 앉아, 아이를 어룬다.

<늦은 중머리=평계면>
아기 내 딸이야. 아가 아가 웃느냐. 아이고 내 딸 배부르다.

이상 배가 뺑뺑 하구나. 이 덕(德)이 뉘덕(德)이냐. 동리 부인의 덕(德)이다.

너도 어서 어서 자라나, 너의 모친 닮아, 현철(賢哲)하고 얌전하여, 아비 귀염을 보이어라.

어려서 고생을 하면, 부귀다남(富貴多男)을 하느니라.

백미 닷섬에 뉘하나, 열 소경 한막대로구나. 둥 둥 내 딸이야.

금을 준들 너를 사며, 옥을 준들 너를 사랴.

어덕 밑의 귀남(貴男)이, 아니냐. 설설 기어라. 어허 둥둥 내딸이야.

<잦은 머리=평계면>
둥둥둥 내딸. 어허둥둥 내딸. 어허둥둥 내딸. 금자동(金字童)이냐 옥자동(玉字童).

주유천하(周遊天下)에 무쌍동(無雙童). 은하수(銀河水) 직녀성(織女星)의,

네가 되어서 환생(還生). 표진강 숙향(淑香)이 네가 되어서 환생(還生)의. 달가운데는 옥(玉)토끼.

 

댕기 끝에는 진주(眞珠)씨. 옷고름에 밀화불수(密花佛手). 주얌 주얌 잘강잘강,

엄마 아빠 도리도리. 어허둥둥 내딸. 서울 가, 서울 가, 밤 하나 줏어다,

트래박 속에, 넣었더니, 머리 감은 새양쥐가, 들랑날랑 다 까먹고,

 

다만, 한 쪽이 남았기에, 한 쪽은 내가 먹고 한 쪽은 너를주마.

으르르 아나 아가 둥둥 둥둥 어허, 둥둥 내딸.

<아니리>
아이를 안고, 집으로 돌아와, 포단(蒲團) 덮어 뉘어 놓고,

동냥차로 나가는데, 권마성제를 늦은 중중 머리로 나가것다.

<늦은 중중머리=권마성제>
삼베 전대 외동지어, 왼어깨 들어 메고, 동냥차로 나간다.

여름이면 보리 동냥. 가을이면 나락 동냥. 어린아이 맘죽차로, 쌀얻고 감을 사,

허유 허유 다닐적에, 그때의 심청이는, 하늘의 도움이라,

 

일취월장(日就月將) 자라날제 십여세(十餘歲)가 되어가니,

모친의 기제사(忌祭祀)를, 아니잊고 할줄 알고,

부친의 공양사(供養事)를 의법(依法)이 하여가니, 무정세월(武情歲月)이 아니냐. 



심청가 - 동냥젖으로 심청이 키우는데-여덥번째 대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