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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요. 구슬들과 친해보려구 하거든요.


BY 황사싫어 2006-04-09

며칠전에 근처 여성복지회관 프로그램에서 비즈공예 수강을 신청했어요.

뭔가를 배워본다는게 아이낳고 키우고 근 10년만에 있는 일이네요.

주부로만 10년을 산다는 것이사람을 얼마나 고지식하게 만들어 놓는지 수강료 지불하면서

깨달았다니까요. 가슴이 두근거리고 괜히 주눅드는 기분 ...

내가 맞어?

별 일이네..

구슬 악세사리 만들어 놓고 뭐할까?

주렁 주렁 붙이고 다니지도 못할꺼면서..

이런 허무주의적인 자아가 신청서를 쓰고 있을때까지 방해를 하더군요.

정말 이런 내가 싫다.

하지만 누가 이기나 보려구요.

예전의 자신감있고 긍적적이며 명랑했던 나를 만나야죠.

화려한 악세사리 만들어서 뭐할거냐고?

이참에 나도 하늘하늘한 쉬폰브라우스에 청바지입고 차보련다.

그리구 아냐?

솜씨 좋고 적성에 맞으면 그 길로 돈 좀 벌어볼까나?

ㅋ ㅋ ㅋ

이런 즐거운 상상이 점점 망상근처까지 갔을때 비로소 접수를 했어요.

정말 주부로 세상 돌아가는 일에 무심하게 지내니 이제서야

그 댓가가 소심하고 무기력해진 자아 뿐이란 걸 알겠더라구요.

구술과 친해지면 좀 달라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