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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때로는... 나도 한때는...


BY 클로버 2006-04-19

나도 때로는 혼자이고싶다.

그냥  어느날은  집안 신경안쓰고 남편 애기 시댁 신경안쓰고

혼자서 돌아다니고 싶다.

 

나도 때로는 누군가가 밥한끼좀 챙겨줬으면싶다.

결혼하고 내손아니면 시켜먹지 않으면 외식아니면

밥이 안나온다.

가끔은 여보야, 자기야하며 남편이 특별식(라면이라도 )

이라도 만들어주면 좋겠다.

 

나도 때로는 이쁘게 차려입고 화장곱게 하고 데이트하고싶다.

상대가 누구라도 괜찮다.

그저 따뜻한 차한잔 같이하면서 이런저런얘기 나누고싶다.

남편이라도 괜찮고 친구라도 괜찮고

이웃집 엄마라도 괜찮다. 대학동창도 상관없구

하루종일 애하고 지지고볶고 하니

사람이 참 그립다. 대화가 참 그립다.

애때문에 언제나 티하나에 추리닝차림...

 

 

나도 때로는 다시 배우는 학생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열공하고싶다.

그때는 왜 선생님들말씀이 귀에 안들어왔을까...

공부하는게 제일 쉽다는 나중에 사회에 나가보라는...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자판기 커피 빼먹으면서 친구들과 담소나누고...

고등학교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야자시간에 컵라면 먹으려고 길게 줄지어서

기다리던 친구들 지금은 다 어디서 무얼하는지 그립다.

 

오늘은 장보러갈려고 했는데 비가온다.

비가오면 역시 내친구는 맛나는 커피한잔...

사실 커피는 내기분에 따라 맛도 왔다리갔다리하지만

역시 나의 유일한 친구다.

 

오늘따라 전화가 기다려진다.

뭐해? 응, 그냥 애기랑 있지.

나와!  커피한잔 사줄게 밥 같이먹자 라는 누군가의 전화가 기다려진다.

 

드라마에서는 어찌그리들 전화만하면

잘들 튀어나오는지...

난 내가 사주려고 해도 다들 바쁜지 이리빼고 저리빼고...

애기가 딸려서 그런가?

 

요즘 스타써바이벌 재밌게 본다.

나도 한때는 저 애들처럼 무언가가 되려고 열심히

정진하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가슴의 정열은 이미 희미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프로 보면서 출연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슴의 정열도 그때 그시절의 정열이 하나씩 꿈틀거림을

느낄 때...

그래도 저런 시절이 참 즐겁고 보람있었는데싶다.

 

요즘 벚꽃이 너무 이쁘다.

애기랑 산책나가면 노래불러준다.

주근깨 빼빼마른 빨강머리 앤, 이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벚꽃위로 요정들이 날라다니던 빨강머리 앤 장면

매튜할아버지 할머니 이름이 마릴라? 뭐였더라...

 

요즘 라일락 꽃향기는 끝내준다.

우울할 때는 벚꽃 목련 라일락 모습에 심취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