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로 시집하고 연락 없이 지내다가..
시동생이 남편에게 문자로 시아버님이 디스크 수술을 하신다고 문자를 보냈다.
자식이니 편찮으신 분께 가뵙는게 당연한 도리..
내가 먼저 가자고 하고 토욜에 내려갔다..
남편은 곧 회사를 그만둘 예정이고, 나는 임신중이고..
막막하다...남편에게 돈 얘기를 하니 사정이 그런데 어떻하냐고..
그냥 인사만 드리자고 한다..
남편 몰래 은행에서 돈 찾아서 꼴랑 십만원 봉투에 넣어 병원에 갔다..
남편에게 돈 가져왔다고 얘기하고. 그거라도 드리라고 말씀드리니..
어머님..그래..그렇찮아도 병원비 많이 나왔다...하심서 받으신다..
친정에 못가게 하시던 어머님..남편이 한번 난리를 치니 당신이 나서서 먼저
친정에도 꼭 들렸다 가라고 신신당부하시면서 빨리 일어나라고 하신다.
친정에 와서
엄마가 **아빠...이리 와 보게..하심서
친정집에 있는 세제, 섬유린스, 비누, 밀가루, 설탕, 그릇, 화장지 등등을 싸주시며..
막내는 욕심이 없어서 이런거 가져가라고 하면 안가져가니까 자네 불렀어..
이런것도 살려면 다 돈 들어가는 거니까 필요한거 있음 다 가져가게...
자네가 처자식 먹여살리려고 이렇게 고생하고...살림살려고 애쓰니..
나는 그런 욕심많은 자네가 정말정말 고맙고 이쁘이...
하시며 짐 다 싣고...집에서 담근 더덕주를 챙겨주시니...
냉큼 술 받아마시네...아..운전해야 되는데, 술 마시면 어떻게 해...하니까..
내가 처갓집이 좋고 편해서 술 마시는데, 당신이 왜 머라고 해..
술 마셔서 운전 못하면 낼 가면 되지..한다..
술 조금 마시고..한숨 자고..저녁때 출발해서 오는 차안에서
남편이 이렇게 말한다..
내가 맨 처음에는 장모님이 애 봐주시는거 보고 그럴수도 있지 라고 생각했는데..
당신 몸이 부서져도 어떻게든 우리 뒤 봐주시려고 하고..
우리 부모님이 외면하던 우리 딸 봐주셔서 감사하고...
내가 감동 먹었어...
예전에는 우리 결혼 반대하시고 그런거 땜에 처갓집이 불편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우리집보다 처갓집이 더 편하고...감사하고...그러네...
어머님이 이렇게 챙겨주시는데...우리 열심히 살아서 어머님 나중에 모셔야지...
애는 자고..남편은 운전하고...저는 조수석에 앉아서 서로 눈물만 삼켰습니다.
지금 남편의 직장 문제로 다시 경제적으로 힘들어지겠지만...결혼초와는 달리..
지금은 서로 한마음 한뜻이니...
그때의 고달픔과 같을 수가 있나요...
행복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