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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과 노무현 대통령께 유치한 제언


BY 불펌 2006-06-02

선거결과가 나왔으니 원인분석도 하고 책임도 추궁하고 처방도 내려야 할 시간이 왔다.이미 많은 분들이 진단을 내리고 제안을 했으나 배가 산으로 가지만 않는다면야 이런저런 제안은 많아도 괜찮겠단 생각에 걍 찌끄려 본다.많이 중복된 내용은 피하도록 하자.
 
1.
유시민 장관이 1년전 분석한 글에 의하면,우리당은 핵심지지층이 무너진 상태고 그 표는 한나라당과 민노당으로 쪼금만 가고 부동층이 됐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실망한 지지자들이 이탈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번 우리당의 정당득표율은 20%를 기록했다. 선거개시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10%대 지지율을 나타내던 것과 비교해선 오히려 약간 상승한 게 아닌가싶다. 아마도 박근혜의 칼침 사건으로 인한 싹쓸이 위기감이 핵심 지지층 일부를 결집시킨것 같다. 간만에 막판 문자돌리기 신공이 발휘되기도 하지 않았나.
 
2.
문제는 무너진 핵심 지지층을 다시 복구하는 일이다. 박근혜 칼침 사건으로 약간의 계기는 마련됐으나 지속시킬 동력이 없다. 일반적으로 핵심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해서는  정책의 선명성을 높여야 한다. 상생과 협력도 물론 하되 개혁의 핵심내용에 관해선 양보하면 안된다. 그리고 상대의 마타도어에 침묵해서도 안된다. 부동산 정책에 조금이라도 딴지를 걸면 反민생적인 태도라고 몰아붙여야 한다. 사학법 문제 또 꺼내면 비리사학때문에 세금 축나고 교육비 부담 는다고 받아쳐야 한다.
 
오래된 不R 친구는 추억을 먹고 사는거다. 둘이 새로운 일이라고 해야 얼마나 있겠나. 마찬가지로 핵심 지지자는 무용담을 먹고 사는 존재다. 광주 경선에서 노무현이 치고 올라왔을때의 희열,천정배가 원내대표 할때 천막에서 칼바람 맞으며 버틴 끝에 국가보안법이 폐지됐었다는 추억(물론 안됐지만), 광화문 거리를 메웠던 탄핵의 추억 등등을 먹고 사는게 핵심 지지자들이다. 이들에게 무용담 꺼리를 주는 일이 핵심 지지층 재건의 첩경이다.
 
3.
정당지지율을 보면 한나라당이 54%로 신기록을 세웠다. 허허님은 수구세력이 50%를 넘은건 보통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맞는 얘기다. 한나라당 평균인 30~40%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하지만 너무 슬퍼할 일은 아니다. 2002년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득표율은 52%였다. 그때도 50%는 넘었었다. 경각심을 가지는 정도로 넘어가자. 그리고 지방권력을 교체할 방안을 생각해보자.
 
4.
지난 총선 이후 우리당이 그동안 추구해 온 노선은 실용주의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지지율 까먹었다. 그럼 이제 바꿔볼때 된거 아닌가. 대권 욕심에 눈이 가려 이도저도 아닌 상태로 계속 가고 있는데 이제 멈춰야 한다.
농구경기 보다보면 감독이 이때쯤 작전타임 부를것 같은 때가 있다. 즉,우리팀 공격은 계속 실패하고 상대팀은 연달아 득점 올릴때다. 지금이 작전타임 부를 타이밍이다. 작전타임 부르는 것 만으로도 핵심 지지층은 우리당으로 고개를 돌릴거다.
 
5.
좀 추상적이지만, 이제 한나라당을 상대로 정치하지 말고 국민을 상대로 정치해야한다. 국회의사당 안에 앉아서 한나라당이랑 맨날 지지고 볶지 말고 거리로 나와서 국민과 직접 만나고 국민과 정책을 흥정해라. 정치를 그들만의 리그로 만드는 순간 정치 무관심층은 점점 더 늘어갈거고 시장 자체가 줄어드는거다. 정치 무관심층이 관심을 보이게 된다면 그건 뭔가 새롭고 재미있는 일이 있어서일테고 그런 일은 한나라당보단 그래도 우리당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즉,경쟁자의 지분을 뺏는데 쏟는 힘을 시장 전체를 넓히는 일에 쓰라는 말이다.
 
오프라인에서의 접촉 뿐만이 아니라 온라인의 접촉도 늘려야 한다. 열린우리당 홈피는 참 하품나온다. 좀더 유치하고 좀더 엽기적으로 바꿔야한다. 국회의원 나리들도 댓글 달고, 일상적인 모습도 공개하고, 딱딱한 정치만 말고 문화적인 감수성도 보여라(물론 이런거 잘못하면 졸라 유치하다.세련되게 좀 해보자)
인간적인 매력도 상품이 된다. 원래 불신자가 교회 나오는 건 사람보고 나오는 법이다.
 
 
대통령과 청와대에 추신)
 
이번 선거패배의 책임을 묻는 질문에 노무현 대통령이 30% 넘게 나와 당과 비슷하고 대통령과 정부를 합하면 50%에 육박한다. 모두 인정할 순 없으나 국민의 눈은 그런거다. (근데 해결책으론 대통령이 탈당하라니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다)
 
대통령은 안정모드로 진입해서 정책을 차근차근 추진하고 있으니 특별히 요구할 건 없지만....한 가지만 하자.
 
국민과의 직접 접촉을 좀 더 늘리셨으면 한다. 청와대로 부르는 것 말고,국민과의 대화 이런거 말고,밖으로 나와서 재래시장 상인과의 자리도 만들고 중소기업 근로자와도 얘기하는 자리 말이다.
 
대선후보시절,노무현 후보는 확실히 그런 쪽에 강점이 있었다. 언론으로부터 습득된 여러가지 편견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도 노무현을 직접 만나면 "생각보다 굉장히 똑똑하다(ㅡ,.ㅡ)" 거나 "신문에서 보는 것보다 합리적이고 온건하다" 고들 했다.
재래시장에 나가 깨를 볶고 있던 아주머니와 악수를 하게 됐는데,아주머니가 급히 장갑을 벗으려는 동안,깨가 탈까봐 주걱으로 깨를 볶던 장면이 있었다. 그 상황이 너무 짧은 시간이었고 너무 자연스러워 노무현의 소탈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지금 노무현은 언론이 친 베일 뒤에서 편견에 둘러싸인 모습으로 국민에게 비춰진다. 오만과 독선,고집과 막말의 이미지가 너무 두꺼워 개선의 여지가 잘 보이지 않을 지경이다.
결벽증이랄까 그런게 있는것 같다. 하지만 나쁜 방법도 아니고 없는걸 지어서 보여주는것도 아니고,원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면 그것만으로 많은 이로움이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청와대 참모들아. 노대통령을 그렇게 가까이서 겪고도 모르나. 국민과 직접 만나게 하라. 언론의 탁한 창을 통하지 말고 직접 접촉하는 시간을 늘릴수록 정책추진도 한결 쉬워질거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장 성과나지 않을 장기과제에 유난히 천착했다. 그 결과 당장의 인기가 매우 낮다. 다음 정권이 한나라당으로 간다면 참여정부를 누가 정당하게 평가해 준단 말인가. 김대중과 노무현이 씨앗 뿌려놓은거 한나라당 정권이 열매 따먹고 개혁정권 폄하하는게 국민에게 먹힌다면 당분간은 개혁세력이 정권 잡는거 물건너 가는거다.
 
잘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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