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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래 살고 볼이이여


BY 만년소녀 2006-06-25

남편 왈: 검은 쌀 어딨어? 콩은?

 

마눌 왈: 왜? 자기가 싫어해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는데... 누구라도 주려고

 

남편: 가져와 봐

 

마눌: 갑자기 왜?

 

남편: 엉 그게 나한테 좋대..

 

마눌:이잉? 무슨 소리여? 그렇게 싫어하던 것들을 가져오라니

 

남편: 보리쌀이랑 넣어먹자

 

마눌: 옴마! 별일이네.

 

남편: 나 오늘부터 돼지고기도 안먹을 거야. 라면에 계란도 넣지마.

 

마눌:(옴마나 정말 오래살고 볼일이네. 이틀걸러 돼지고기 안 먹으면  곧 죽을 것 같던만.. 그라고 달걀 깜빡하고 라면에 안 넣으면 곧 나를 잡아 먹으려고 하던만...)

 

남편:나 협심증이래.. 그래서 음식 조절을 해야 할것 같아서리

 

그 동안 내 말 안듣고 먹고 마신 것 치고는 병명이 너무 협소하다.

 

협심이 아니라 너무 협소햐...

 

그렇게 좋아하는 술은 어떻게 끊으시려나?

 

어디 두고 봐야지. 몇 조금이나 가는지..

 

그래도 오래는 살고 싶은가 보네. 안 먹겠다는 걸 보니..

 

그랴... 지금이라도 마음 고쳐 먹었으니 다행 아닌감여?

 

몸에 좋은 것만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마음도 편하게 먹고 한 번 시작해봐.

 

인생은 나 하기에 달렸잖여.

 

요즘 울 남편 초록 식물 애호가 되어버렸답니다.

 

시어머님이 민들레를 갈아서 미수가루 해오지를 않나 호박씨가 좋다고 까오시지를 않나

 상추에 부추에 죽순에 머우대 나물에 암튼 울 신랑 요즘 웰빙 나라에서 왕초 노릇 단단히 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