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사는 재미를 모르겠다던 돌쟁이 딸 엄마인데요
참 기가 막히네요
먼저 근때 답글 열심히 달아주시며 좋은말씀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전 늘 생리전 증후군이 좀 있던터라
생리가 시작되면 기분도 좋아지리라 생각했는데요
요근래 너무 우울하고 잠만 자고싶고
입맛없구 그랬거든요
그러다가 다시한번 마음을 굳게 먹어야지 하며
시아버지 생신이라 소래를 갔는데요
가는 내내 차속에서 안나던 멀미가 나고
헛구역질이 수십번 나와서
혹시? 임신? 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전 너무 무서웠어요
지금 딸아이 하나 키우기도 사실 벅차거든요
그런데 빨리 테스트기를 해보니
임신이었구
입덧은 이미 시작되서 어쩐지 너무 어지러워
바깥에서 쓰러질 뻔한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입덧전에 전혀 눈치 못챈건
우선 생리가 불순이었구
삼년간 불임이었기에 (그땐 너무 아이를 원해도 안생기고)
한약먹고 배란일 매일 체크하며 어렵게 딸아이를 가진거거든요.
참 세상에 어쩜 이런일이...
그래서 애기낳고 한달에 한번
남편과 사랑할까 말까 제가 일방적으로 임신이 무서워
남편을 피했어요.
그런데 세상에 정말 드라마처럼 한방에 임신이 된거에요.
첫애땐 두줄보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지만
이번엔 전 선명한 두줄보고
대번에 (내인생 종쳤구나란 )생각에
한심한 눈물을 흘렸어요.
이제 내자신은 완전히 없다 생각했구요
피임못한 다 내잘못이지요
남편은 당연 아일 원하구요
전 죄받을 소리지만 정말 아일 지우고 싶었어요
제가 부지런한 성격도 못되구
아기자기하게 아일 잘 기르지도 못하구요
지금도 사실 서른네살이고
돌쟁이랑 하루 씨름하기도 벅차구요
친정엄마도 사실 여의치가 않아서 잘 못봐주세요.
그래서 지우고싶은 마음 간절했는데요
오늘 초음파보고 그 조그만 것이
6주밖에 안되었는데
힘차게 심장을 뛰고있지 뭡니까
그런애길 또 어떻게 지워요.
그래서 마음접고 낳아 길러야지요.
그런데 내자신이 너무 불쌍한 건 왜일까요...
당연 우리가 뿌린 씨앗 우리가 책임지는건데
남편이 자상하게 가사나 육아 함께하는 스타일 아니거든요.
하루하루가 너무 피곤합니다.
힘좀 주세요. 흑흑
첫애때도 한입덧해서 매일 울었는데요
정말 매일 비행기타는 느낌에 음식을 보기만 해도
입덧이 심한데요 아예 안먹었으면 싶지만
먹어야 조금 낫는 입덧이기에 더 괴롭습니다.
하나낳고 좀 길러놓고 우아하게? 살려고 했는데
참 누가 들으면 복에 겨워서라는 소리 나오겠지요.
둘맘인 분들 그래도 좋은점 많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