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 화장술에 놀라 자빠져…
한국일보 2006-07-27
베네수엘라 출신 女 방송인 "한국 여성들, 외모 만족 못해"
"오죽하면 '쌩얼' 열풍이라는 말이 다 생겼을까"
베네수엘라 출신 방송인 안나씨는 26일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진행 : 개그맨 노정렬, 낮 12시5분~1시30분)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와서 한국 여성들 화장하는 것을 보고 그야말로 놀라 자빠질 지경이었다"며 "분장 수준으로 기술도 뛰어났지만, 화장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한국 남성들, 여자친구 맨 얼굴 보러 일부러 수영장 간다더라"
그리고 "베네수엘라에는 대부분이 '쌩얼'인데, 한국에서는 '쌩얼' 미모가 화제가 되는 것 자체도 우습다"며 "'쌩얼'이라는 말 자체가 한국 여성들의 지나친 화장 문화를 보여주는 것 아닐까"라고 말했다.
안나씨는 "베네수엘라 여성들은 기후 문제나 직장 상황 등 꼭 화장해야 하는 일 아니면 평소엔 전혀 화장을 안 한다"며 "나 역시 방송에 들어갈 때 말고는 화장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 온지 8년이 됐지만, 한국 여성들의 이런 화장에 아직도 익숙하지가 않다"며 "한국 여성들 화장을 보면, 내가 볼 때 기본 한 시간은 걸릴 텐데, 화장하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들이는 것 같다"고 의아함을 표시했다.
이어 "하지만 화장 기술은 탁월해 보인다"며 "방송 안 하는 친구들도 화장을 참 잘 한다고는 생각한다"고 밝힌 뒤 "식당이나 커피숍에서 화장 고치는 모습에 너무 놀랐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화장으로 자기 자신을 가꾸는 것 자체는 좋은 것일 수 있지만, 너무 많이는 안 했으면 좋겠다"며 "자기 모습 그대로에 불만을 느끼는 것도 좀 아쉽고, 또 자주 화장하고 다니면 피부에 안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남자들은 여자 친구 맨 얼굴을 볼 수 없어, 일부러 맨 얼굴을 보려고 수영장에 가자고 한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한국에서 쌩얼이 얼마나 낯설면, "쌩얼" 미모가 화제가 되는 걸까"라고 꼬집었다.
그녀는 "한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쌩얼'이라는 말 자체가, 한국 여성들의 지나친 화장 문화, 그리고 '화장 안 해도 예쁠 만큼'의 외모지상주의를 추구하는 한국 여성들의 단면을 보여주는 말 같다"며 "내가 보기에 한국 여성들 얼굴 참 예쁜데, 그냥 있는 그대로 얼굴 보여주는 것에 더 마음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베네수엘라에도 요즘 성형이 많아졌지만, 한국 같지는 않다"며 "필요한 곳 고치는 것은 좋지만 자기 외모에 유난히 만족을 못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쌩얼 : 연예인들의 노메이크업 모습을 보고 속칭 '쌩얼'이라고 부르기 시작하였으며, 한마디로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을 의미한다.
[기사 제휴]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 이진성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