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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개같은 여름휴가..


BY 아기공룡 2006-08-08

울 시댁은 유명한 해수욕장이 있는 관광지이다. 그게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여튼 덕분에 결혼후 쭉 여름휴가는 의례히 시댁을 가곤 했었다..

 

남편이야, 자기부모 있는곳에 가니 마음 가볍고 즐겁고 편안하겠지만, 나야 어디 그런가..말은 휴가라지만 시부모 봉양하러 가는거나 마찬가지구만..

 

올 여름 휴가는 남편이 업무가 바쁘다하여 주말껴서 4일을 잡았다. 또 의례히 시댁 갈 준비를 하길래 이번에는 우리가족끼리 오붓하게 좀 집에서 쉬든지 가까운 다른데가서 놀자 했드니만, 다른사람들은 일부러 돈들여가며 숙박해결하고 찾아오는 휴가지인데 다른데 뭐하러 가느냐면서 당연히 시댁을 가야한다고 난리부르스를 춘다..

 

4살, 13개월된 두 아이 데리고 길 떠나는것 부터가 짜증나고 힘든데다가, (서울에서 내려갈려면 고속도로 무지 막힌다..) 아이들이 유난히 엄마만 찾고 아빠한테도 안갈 정도로 까탈스럽고, 남편 자체도 애들 봐주거나 육아에 전혀 도움도 안되면서, 내사정은 손톱만큼도 생각지 않는다.

 

결국 4일간의 휴가 모두를 시댁에서 보냈다.

햇빛 내리쬐는 해수욕장에서 돌쟁이 둘쨋놈 안고 업고 있느라고 제대로 한번 앉아보지도 못했구만, 전혀 관심없는 시부모와 남편..  자기들만 신나게 논다. 한밤중에 공연하는 엿장순지 각설인지 공연까지 보느라 자정이 다 되도록 갈생각도 안하고.. 그러면서 한다는 소리가 애를 뭐하러 그렇게 안고 있느냐고.. 지 맘대로 놀게 땅에다 내려놓으란다.. 걷지도 못하는 애를 모래바닥에다가 뒹굴리란 말인지???  그러면서 나보고 애를 너무 유난스럽게 키운다고? 짜증이 나서 말하기도 싫다..

자기들 실컷 놀고나서 집으로 돌아오면, 나는 식사준비해서 바치고 설겆이하고.. 징징대는 애 한번 안 안아주면서 내일은 어디갈까 연구나 하고..  완전 짜증 지대로...

 

계곡에서 자기들 신나게 발담그고 놀때, 애 업고 다니느라 차라리 집에서 다리 쭉 펴고 쉬고 싶구만..

 

휴가인지 짜증여행인지 아무튼 4일동안 고생만 하고 돈은 돈데로 들고..

 

내년부턴 무슨일이 있어도 시댁으로 휴가 안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