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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을 잃은 딸


BY 걱정맘 2006-09-08

오늘 초등 1학년 우리 딸이 그런다.엄마 나도 잘 하는게 있었으면 좋겠어.

우리 딸 남보다 좀 특별한 건 책을 무진장 좋아하고 심하게 많이 읽는다는 것 뿐이지만,그렇다고 다른 것도 특별히 못 하는 것은 없다.그림을 좀 못 그리고 글씨를 좀 밉게 쓰긴 한다.

그러면서 특히 수학하고 글씨 쓰는 걸 잘 하고 싶다고 한다.

난 취학전에 애 공부 시킨 적이 없고,우리 아이는 한글이며 숫자며 한자며 스스로 배운 경우다.그러다 학교 입학하고 수학 진도에 맞춰 수학 문제집을 풀고 있는데,그런 걸 처음 해봐서 그런지(1학기때부터 시작) 문제집의 수학 유형에 적응이 잘 안 되는 듯 하다.

아이는 수학을 좋아한다.수학이 재미있다고 한다.그래서 더 잘 하고 싶어서 그런걸까? 아니면 진짜 못 한다고 생각하는걸까? 걔네반에 만능 소녀가 있다고 하던데 가끔 걔는 뭐든지 잘 한다고 얘기하곤 하는데,그 친구를 닮고 싶기 때문일까?

아이의 수학 문제집을 채점해주다가 어이없는 문제를 틀릴 때(쉬운 문제인데 문제를 잘못 읽어서 틀린 경우),뭐라 좀 했더니 그래서 풀이 죽은걸까?

취학전에는 무언가 끄적이며 쓰는거 자체를 즐거워 했는데,학교 들어와서 쓰는 숙제를 내주니,정해진 시간 안에 정해진 것을 써야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오히려 전보다 글씨체가 엉망이다.그때 내가 자세가 바르지 못해서 글씨가 이런 거라고 말했는데,그것 때문에 아이가 실망한 것일까?

아이가 워낙 명랑하고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스타일이라 별로 개이치 않았는데,내 말이 상처가 되었던걸까?

아이에게 너도 잘 하는거 있다고,다른 아이들 보다 책 많이 보지 않냐고(실제로 담임 선생님 말씀이 얘네반에서 울 딸이 책을 가장 많이 읽는다 했고,애들이나 학부모 사이에도 책 많이 읽는 아이로 유명하다),했지만 기분이 나아지는거 같질 않다.

그러고보니 수영한지가 몇 달 되었는데 수영이 늘지를 않아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잔소리도 좀 한거 같다.

애한테 칭찬을 해주고 북돋아줘야 하는데,전엔 안 그랬는데,요즘은 아이에게 칭찬하는 것이 어렵다.혼내는 일은 너무 많고(공부에 대해 혼내는 것 보다는 생활습관 때문에).

나를 잘 다스려야 할텐데...이러다 아이가 영 자신감을 잃을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