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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BY 사죄하는 마음 2006-09-24

어제였다.

언제나 밝고 명랑하고 웃음이 입가를 떠날줄 모르던 아내에게 문자를 받은것이.

어젠 사실 쉬는 날이였지만 일이 많다는 핑계로 집을 나섰다.

벌써 3년째 아이들 그리고 아내와 보내본 휴일이 없다.

어쩌다 월급날이면 아내의 고집으로 외식을 하는것도 사실 재미없다.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단지 그시간을 얼른 벗어나 그 사람과 있고 싶었다.

아내가 싫은건 아니다.

그 사람보다 나이도 어리고 예쁜편인데도 난 그사람과 있으면 숨통이 틔인다.

일단 잔소리없고 부담없고 내게 잘하니까.

사실 돈안들고 회포를 풀수도 있었고 만나는 동안 돈은 좀 들었지만

그런돈은 아깝지도 않았다.

그게 바람이라고도 생각해본적이 없다.

맛있는 점심 먹고 싶다고 해서 인터넷으로 맛집을 찾아서 데려가고 먹이고 데려다주고

마지막으로 나누는 사랑이 불륜이라고 생각하지않았다.

내가 이곳을 안것도 사실 아내때문이다.

아내가 이곳을 자주 살펴보곤했다.

난 혹시나 채팅하는건 아닌가 몰래 뒤에서 훔쳐보곤했는데

아내는 이곳 토크방만 그냥 살펴보는것 같았다.

그래서 이곳에 내 죄를 빌면 혹여 아내가 보고 나를 용서해주진 않을까

하는 치사함도 있다.

그 사람과 헤어져 오는데

점심식사전에 왔던 마누라의 메세지가 생각나서 보게되었고

나는 뒷목이 뻣뻣해져옴을 느끼고 온몸에 힘이 빠졌다.

아내는 모두 알고있었던거같다.

그러면서 내가 돌아오길 빌며 아무것도 모른척 있었던듯하다.

=내가 당신의 모든것을 알지만 이젠 당신을 포기해=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삶을 살길바래 진심으로=

=잘가  내남편과 내아이의 아빠 당신의 의무는 이제 없어=

이 세게의 메세지

난 집에 들어가서 어떤 핑계를 대야하나 고민했다.

그리고 내린 결정이 오리발 작전.

집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올려지는 내 발이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

표정관리도 안된다.

정작 집에 도착하니 아내도 아이들도 별 반응이 없다.

변한게 있다면 아내의 반김이 없다는 것. 그것 뿐이였다.

내 계획엔 일단 아내의 쏘아붙임이 있어야 했는데 없다.

더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어물쩡 말을 건네보아도 아내의 반응이 없다.

웬지 서글퍼지고 화도 나고 그래서 그 분위기를 견딜수없어 나왔다.

그래도 말리지도 않고 어디가냐고 묻지도 않는다.

기분이나 풀고자

잘가는 단골 호프집으로 갔고 거기서 또 그사람을 불러냈다.

총알보다 빠른 그사람.

기분전환하러 온건데 그 사람의 돈타령이 그전처럼 예쁘지않다.

내 월급은 아내에게 모두 간다.

용돈으로 30만원.

다른 비용은 아내가 소소히 내주니 그냥 내가 쓰는돈만 그렇게된다.

하지만 뒤로 생기는 돈이 꽤나 된다.

그 돈으로 즐기는거니 난 죄책감도 없이 그사람이 하고싶다 먹고싶다 가지고싶다하면

척척 잘내준다.

그사람을 자세히 보니 아내보다 예쁘지않다.

그다지 기분전환은 못하고 술만 디립다 푸고 나와서 그사람이 다른곳가자는것도

뿌리치고 집으로 갔다.

걸려있는 현관문 .

늘 그렇듯이 열쇠로 열고 들어가서 주섬주섬 옷을 벗고 침대로 올라가는데

아내의 엉덩이가 보인다.

한참 통통하던 사람이였는데 한줌도 안된다.

언제 이렇게 말랐었나

그사람의 팔목 발목 얼굴

오랜만에 자세히 살펴보니 많이 말랐다

적어도 십키로는 빠진거같다.

다 알면서도 꾹꾹 참느라 그런건가 또 죄책감이 든다.

아침에 일찍 나가야 하기에 오랜만에 펜을 들었다.

잘못했노라 용서해 달라고.

오리발작전은 써보지도 못했지만 무조건 빌어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다.

어쩌면 아내가 날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리고 나의 아내가 나 아닌 다른 사람과 만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나를 두렵게했다.

알고있다 나의 이기심임을.

그렇게 편지를 두고 아침에 출근했지만

자꾸만 바라보게되는 핸드폰엔 아내가 아침마다

=힘내 당신에겐 지원군이 셋이나 있어 알쥐?=

이런 메세지가 오질않는다

그냥 불안해진다.

내가 왜 그랬을까 하는 사죄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