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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겨운 위선의 광시곡


BY 네메시스 2006-10-13

최근 한반도 북쪽 어디선가 대규모의 인공적인 폭발이 있었다. 객관적으로 밝혀진 것은 그거 하나이다. 그런데 폭발중심지의 땅주인인 '뽀글이 아저씨 나라'에서는 안전하고 성공적인 핵실험이라고 했고, 다른 나라에서는 그냥 폭죽놀이를 대차게 한 것뿐이라는 둥, 실제로 TNT 1만 5천톤급의 핵실험이 있었다는 둥, 그야말로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격의 각양 각색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학창시절 '어둠의 자식들'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치기 어리게 유미주의 순수문학을 흠모하던 사춘기 소년이었던 나에게, 생경한 육두문자가 난무하며  전혀 다른 세상 사람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그 체험수기적인 소설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소설에서 주인공은 속된 말로 집단 '다구리'를 당하게 되면 웃통을 벗어 던지고 깨진 병 따위로 자기 배를 긋는 등의 자해를 하면서 욕설을 고래고래 큰 소리로 퍼부으며 호기를 부린다.

"너는 잘 때 눈뜨고 자냐? 너 하나 죽여버리고 감방에서 몇 년 썩으면 그만이야 !! " 뭐 이런 대사도 곁들이면서.

어린 시절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그럼 학교에서 힘쎈 놈이 나를 괴롭히면 나도 교실 벽 들이받으면서 "다 덤벼!!" 이러면 되는 거야? ) 그게 그쪽 세계에서는 의외로 효과가 있는 방법인지 주인공은 자해 한번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었다.

환자 분들 옷을 걷어올리고 청진을 하다보면 가끔 배꼽 언저리에 그런 자해의 흉터가 희미하게 남아있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교도소에서 의무복무를 경험한 동료의사들도 자해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아무튼 지금 한반도 북쪽에서 벌어진 의문의 폭발 사고는 내가 보기에 막판에 몰릴 때까지 몰린 건달이 깨진 맥주병 양손에 들고 설치는 소란스런 '자해쑈'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북쪽 아나운서의  " 우리는 핵실험으로 자주적인 생존권을 확보할 것이다! "라는 웅변조의 비장한 멘트의 이면에서 애절하게 울리는  신파조의 칭얼거림을 나는 분명히 들을 수 있다

" 저희는 관심받고 싶어요, 사랑받고 싶어요 " 라고...... .


3류 건달의 악다구니 싸움 - '안습' 뽀글이 아저씨


'뽀글이 아저씨'에게는 안타까운 일이겠지만 일단 자해쑈는 생각했던 것 보다 약발을 안받는 것 같다. 쪽발이들은 핵실험이 성공이든 실패든 시도자체가 죄악이라는 입장이다.

이라크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테러집단과 생화학 무기를 창조했던 미국은 좀 영악하게 나온다. 핵실험이 성공일수도, 실패일수도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그래도 역시 시도자체는 죄악이니 일단 벌을 주겠다는 속셈이다.

북을 치는 것이 남는 장사라고 생각되면 거대한 폭죽놀이도 성공한 핵실험으로 합격점을 받을 것이 뻔하다. 그래야지 '북폭'이라는 최악 시나리오의 명분이 될 것이니 말이다. 아무튼 '병 깨고 배를 그었는데' 그 누구도 ' 너 왜 그러냐? 일단 병놓고 애기나 하자 ' 는 넘은 아무도 없다.

'어둠의 자식들'에서는 악다구니를 쓰려면 확실하게 해야지 어설프게 하면 안하느니만 못하다고 했다. 병으로 배를 그으려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정말로 내장이 튀어나올 것 같은 생각이 들게끔 퍼포먼스를 해야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뽀글이 아저씨의 '자해쑈'는 솔직히 너무 약하다.

폭죽놀이라면 이왕 쓰는 거 TNT 10만톤 정도 묻어 놓고서 시작했어야 한다. 핵실험이라면 요즘 측정기계들 감도도 좋을 터인데 없는 방사능 낙진이라도 풍선에 실어 날릴 정도는 되어야 한다. 실험 자체는 퍼포먼스의 시작이어야 한다. 

예상되는 미국의 북폭에 대비한 대규모 방공훈련 시위라든가 '총폭탄 정신으로' 따위의 대규모 선동행사, 하다 못해 말뿐이라도 국민 총동원령 따위의 성명발표라도 시리즈로 이어져야 한다. 

길게 갈 것도 없이 '8.18 판문점 도끼만행 사태'를 보더라도 답은 나온다. 당장이라도 쳐들어올 듯  아바이 '혹부리 아저씨'는 깽판을, 깡다구를 부려도 그렇게 부렸다. 물론 대차게 나가다가 미국아이들 항공모함 시위에 막판에 슬그머니 꼬랑지를 내리긴 했지만 그래도 지들 체면 챙길 것 챙기고 미국아이들 체면도 세워주고 게임을 끝냈다.

하지만 아들인 뽀글이 아저씨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TNT도 만톤에 배팅할 돈도 없는 것일까?  군사훈련이나 선동행사를 화끈하게 공연하기에도 벅찰 정도로 이미 북쪽 사회의 군사력, 경제력이나 사회동원 시스템은 바닥을 드러낸 것일까? 정말 죽자 살자로 자해를 하려면 제대로 뱃가죽을 그어야 하는데 커터 칼로 새끼손가락 살짝 그어서 피 한방울 떨어뜨리면서 ' 씨바 다 덤벼!! ' 하고 소리만 질러댄다.

쪽발이나 양키들이나 '저 새끼 완전히 꼴통이네.... 재수 없게 내가 다치기 전에 그냥 봐주고 말지.' 가 아니라 ' 병신, 저거 지대 호구 아냐? 완전히 밟아버려! '라는 식으로 반응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누가 뭐래도 내가 보기에 북쪽이 떠드는 소위 ' 핵실험 '은 '안습스런' 3류 건달의 악다구니 깽판에 불과하다. 그것은 누구보다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진실이다.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라면이나 생수가 사재기로 동이 났다는 소식도, 잘 나가는 대한민국의 귀족나리들이 해외로 때아닌 가을 휴가를 줄줄이 떠난다는 소식도 들려오지 않으니 말이다.


역겨운 위선의 광시곡 - 조중동과 차떼기당의 코미디.


'대한제국의 실질적이고 진정한 마지막 황제'였던 다까끼 마사오 각하께서는 통행금지 해제도, 지방자치도 조국의 평화적 통일이 실현될 때까지 유보한다고 하셨다. 한국현대사에서 대한제국의 부활이라고 불리워도 손색이 없을 유신헌법의 제정도 여러 가지 명분으로 포장되었지만 핵심은 북한의 남침야욕에 대한 대응이 아니었던가.

조중동과 차떼기는 지금 당장이라도 전쟁이 날 것처럼, 또 애초부터 남쪽을 저들의 위기타개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독립변수가 아닌 미국의 종속변수로 취급하고 있는 멍청한 북쪽 아이들로 하여금 우리를 또다른 교전당사국으로 인식하게끔 모든 강경한 조치를 동원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마치 미국과의 "맞짱"이 유일한 관심사인 북쪽 아이들에게 우리가 미국 대신 전쟁으로 "맞짱"을 떠주자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상황이 최악의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면 '제2차 한국전쟁'도 상상 속의 일만은 결코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30년전에는 다까기 마사오 각하에 의해 북쪽과의 전쟁은 언제나 실현 가능한 잠재적 현실로 강조되었고, 그것으로 인해 우리는 '남북 대치 상황에서 영도자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야 한다.'는 궤변으로 공화국 시민의 소중한 권리들을 마음껏 유린당하고 농락 당했어야 했다.

조중동과 차떼기당에게 궁금한 점은 지금이 30년전 그때처럼 정말로 전시에 준하는 상황인가 하는 점이다. 정말로 전시에 준하는 위기상황이라면, 그리고 북의 핵실험 도발에 초강경 자세로 전쟁을 불사할 각오로 응징을 해야 한다면, 지금 대한민국 사회가 제일 먼저 논해야 할 우선 순위의 문제는 무엇인가. 외교안보라인의 교체인가, 대통령의 사과인가, 모든 대북정책의 포기인가.

당신들의 영웅, 황제 다까기 마사오를 회상하길 바란다. '국가 위기상황'에서 그가 어떤 '결단'을 내렸던지를. 긴급조치를 발동했고, 유신개혁을 단행했다.

긴급조치가 헌법에서 사라진 지금 차떼기당은 우유부단하게 미적대고 있는 대통령을 강제하여 위수령이나 계엄령을 발동하여 모든 언론을 사전검열하고 국익에 반하는 발언을 늘어놓는 국회의원이나 정치인을 국가보안법으로 다스려야 하질 않겠는가.

자당의 의원총회 한답시고 국회를 한시간이나 기다리게 하는 무소불위의 정치집단이 그 정도 수준의 국회결의도 이끌어 낼 능력이 없다는 말인가.

무엇보다도 이 위기국면에 대선타령을 하는 정치인 모리배들도 가차없이 응징을 해야한다. 모든 정치일정도 중지되어야 한다. 차떼기와 조중동은 위선의 가면을 벗어 던지고 대답해야 한다. 만약 오늘날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이회창이었다면 니들의 입에서 '위수령'이니 '계엄령'이니 하는 말이 튀어나오지 않으리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를.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면, 니들이 말하는 이 엄청난 위기 국면에 대통령을 그대로 놓아두고서 북쪽 뽀글이 아저씨처럼 주구장창 욕이나 퍼부어서 뭐가 해결되겠는가. 꼴통 조갑제는 그래도 솔직하기라도 한다. 쿠데타 일으켜서 나라 뒤집어 엎자고. 다까끼 마사오도 그랬다. 빨갱이가 설치고 나라가 혼란하다면서 5.16 깽판으로 나라를 집어 삼켰다.

나는 정말 헷갈리고 있다. 도대체 차떼기와 조중동은 초강경 대북정책으로 무엇을 바라는가. 내가 노무현이라면 얼씨구나 하고 차떼기와 조중동의 요구를 받아서 초강경 대북정책으로 전쟁국면을 조성해서 친위쿠데타라도 일으키고픈 심정이다.

정말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가. 아니면 위기국면을 조성해서 정말 조갑제 훈수대로, 다까기 마사오 교훈대로 다시 역사의 바퀴를 뒤로 돌리자는 것인가.

차떼기의 역겨운 위선은 여기에 있다. 저들은 결코 노무현이 그러지 못하리라는 것을 안다. 탄핵으로 개차반된 기억이 생생한 차떼기 아이들은 5.16 같은 희대의 범죄를 저지를 수준도 안되는 피라미 잡범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의 진정한 목적은 내년에 있을 대선을 위한 장사뿐이다. 끊임없이 욕을 퍼부어 대서 반사 이익으로 정권을 잡겠다는 생각 하나로 온갖 악다구니와 저주를 퍼부어 댈 뿐이다. 지금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핵실험 관련 소동은 결국 대선을 위한 하나의 퍼포먼스에 지나지 않는다.

진정한 한반도의 위기 상황은 차떼기 아이들이 아무 말도 안 할 때이다. 비행기표 끊고, 재산도피하고 미국 망명비자 따내느라고 정신 없을 터이니 조용해 질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애처롭게 '안습스런' 깡다구니를 부리는 북쪽의 뽀글이 아저씨에게 세계가 등을 돌리더라도 우리는 민족의 이름으로, 민족의 평화공존을 위해 그들이 지금이라도 손을 내민다면 기꺼이 잡아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믿음을 다시금 주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