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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일보와 울봉기자의 대통령 김창식 論


BY 자까 2006-10-16

모 방송국 개그 프로그램인 호구와 울봉이 코너를 보다가 문득 어디서 많이 들어봄 직한, 그래서 귀에 많이 익숙한 논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어려서부터 잘 울던 평강공주를 달래기 위해 왕은 '이 다음에 크면 바보 온달에게 시집보낸다'고 했다. 이 말을 듣고 자란 평강공주는 바보 온달을 찾아가 글과 무예를 가르쳐 마침내 바보 온달을 장군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신분의 차를 극복한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가 부부의 연을 맺은 곳은? 신길동 새천년웨딩홀.

주례는? 김창식씨.

피아노는? 한보람양.

전반부는 뭔가 사리에 맞는 것 같고 역사적 사실에 부합되는 면이 없지않아 그런대로 잘 나가다 후반부에는 꼭 엉뚱한 질문으로 시작하더니 결론은 모두 김창식씨와 한보람 양으로 내려지는 모습 말이다.

지금 이 시대의 여러가지 사회문제, 경제문제 그리고 북핵문제 등의 "현상에 대한 묘사"는 비교적 사실에 근접하지만(이것도 따지고 보면 과장과 억측이 대부분이지만 전혀 없던 사실을 완전히 허구로 지어낸 것은 아니라는 의미에서) 그 원인과 대책은 완전히 엉뚱한 김창식 씨에게 집중시키는 논리 말이다.


* 서민경제가 어렵다 (이것은 어느 정도 사실일 것이다) -> 왜 그럴까 ? -> 그것은 대통령 노무현때문이다 !


* 북핵문제로 한반도가 진짜 위기상황이다. (이것도 어느 정도 사실이다) -> 왜 그럴까 ? -> 그것은 대통령 노무현 때문이다 !


* 우리나라에 이러저러한 사회, 정치, 문화 기타 등등의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 (이것도 사실에 가까울 것이다. 문제가 없는 나라가 없지 않은가 ?) -> 왜 그럴까 ? -> 그것은 대통령 노무현 때문이다 !


호구와 울봉이가 서로에게 던지는 모든 문제는 김창식 씨와 한보람 양으로 그 대답이 끝난다. 김창식과 한보람을 드러내기 위하여 모든 문제가 거꾸로 동원되는 것이다.

지금의 조중동도 완전히 호구와 일봉이 스타일이다.

"결론은 하여튼 대통령 노무현 !"을 주장하기 위하여 전반부에 이것저것 같다 붙이는 논리 말이다.호구와 울봉이 코너가 말 끝마다 김창식과 한보람으로 끝나듯이, 호구일보/울봉일보인 조중동도 말끝마다, 기사 끝마다 노무현으로 끝나고 있다.

전반부와 후반부을 이어주는 논리고 뭐고 아예 없다. 단지 결론이 김창식이고 한보람일 뿐이다. 그게 전부다.

지금 이 시대의 여러 제반 문제를 이러쿵저러쿵 드러내는 분석은 많다. 비록 과장이고 억측이 대부분이라고 하더라도 문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니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고 인정해주자. 그러나 바로 대통령 노무현을 끌어들이는 논리는 누가봐도 호구와 울봉이 수준에 불과하다. 그래서 이 시대의 조중동이 호구일보이며 그 기자들이 울봉이 기자라는 거다.

이 시대 호구일보의 울봉기자가 전하는 대통령 김창식 론...이게 조중동의 비극이며, 이 시대 보수진영의 현 주소이고 또 이 시대 한나라당의 태생적 한계이다. 또한 이 시대 우리나라 국민들이 맛보고 있는 초절정 정치 코메디의 진수인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