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배하러 나갔잖에요.^*^
이제 겨우 오사마리 우마 헤라 하구찌 내바리....이런 용어익힌 사람을
누가 돈주고 불러갈리 만무고요
우리집 세놓은거 다른사람 이사들어온다니 도배해주느라
아침부터 준비해서 갔네요. 형님이랑.
작은방 큰방 주방겸 거실 쬐그만거 하나 있는집인데요
지물포에서 벽지랑 풀 배달시켜서
자르고 풀칠해서 베릉박에다 갖다 붙히는데요..ㅎㅎ
아, 밀가루풀에다가 뽄드를 섞어서 그런지 도배지가 척척 잘 달라붙에요.
도배에 천부적인 자질이 있느니 도배배워 돈벌어서 앙코르왓 구경을 가자느니
이러쿵 저러쿵 말장단을 맞춰가며 신나게 붙이는데....
빤뜻한 벽에 빤뜻한 벽지를 나란히나란히 발라나갔는데도
뭣이 잘못되었능가 남은부분은 사다리꼴 모양이야요...ㅎㅎ
모가지가 부러지능가싶게 천정도 바르고 여기저기 빵꾸가 나고
비뚤빼뚤 와꾸가 안맞는것은 쪼가리를 오려붙히고....
하여간 아침부터 저녁 다섯시까지 방두개랑 거실쬐그만거하나를 다 발랐는데
뱃속이 다 울렁울렁 하는것이
손이 다 벌벌 떨려요.
나중에 장판들고 온 지물포 아저씨가
'아이고...이걸 다 발라 부렸어라.
난 방하나 다하믄 많이 허겄다 했드만.
나 이제 돈 다 벌어 버렸구마..
근디 노바시를 안시켜갖구 베릉빡이 빤빤하들 않고
우굴쭈굴 허구만'
하고 웃으셔요...ㅎㅎ
'어이구 큰일났네. 아저씨 따라 댕기믄서 일할라고 해신디
저 안써 주시겠네요.ㅎㅎㅎ'
그랬더니
우리형님이
'어이구 걱정두 허지두 마.
일 안써먹어.'
그러고 웃는데 도배아저씨는
"풀칠만 해도 하루에 구마넌잉게
잘 배와서 할만하면 말 해여.ㅎㅎㅎㅎ"
그래요
"예에..저는 지금도 풀칠은 잘해여."
이러구 대답했는데
아저씨는 들은척도 안하세요.
힘은 들었지만 정신도 맑아지고 기분도 좋았고요
오늘 일어나니 거뿐한것이
일 헐만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