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좀 한 박자 늦은 편이예요.어쩜 남을 배려하는 습관이 배이지 않은 까닭이기도 하겠죠.
저는 최대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살려고 노력했고,지금까지 그렇게 살았습니다.누군가 내게 도움을 청하면 내 처지에서 해줄 수 있는건 도와주며 살기도 했지만,내가 먼저 도와주마 하고 대든 적도 별로 없는거 같아요.좋은쪽이던 나쁜쪽이던 다른 사람의 사적인 일엔 그다지 관심이 없는 편입니다.그러니 남에 대해 옳다 그르다 왈가왈부 하는 일도 없고요.
그런데,요즘 저와는 좀 다른 동네 아줌마들을 몇 명 봅니다.이 아줌마들 말도 많고 종종 다른 이웃들 흉도 보고 그럽니다.
그렇지만,이 아줌마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일을 찾아서 하는거 같아요.일상에서의 작은 배려라고나 할까요.예를 들자면 제가 차가 없는데 우연히 같은 길을 가게 되서 차를 얻어 탔는데,운전하기 편한 길을 두고 돌아서 가더라구요.제가 아이를 데리고 있으니까 길 건너기 위험하다고요.저는 그냥 아무데나 세워주면 된다 생각했는데요.그리고,그 아줌마들은 동네를 지나가다 제가 어디를 가고 있으면 같은 방향이 아닌데도 데려다 주겠다고 합니다.
한번은 저희 애랑 같은 학원에 다니는 애가 있었는데,그 애 엄마가 자기 애도 가는거니까 저희 애도 같이 데려다주겠다고 둘째가 어리니까 엄마까지 나오기 힘들 것 같다면서요.거기까지도 많이 고마웠지요(그런데,제가 이상한건지 저는 누군가 친절을 베풀면 고마운 마음도 들지만,부담부터 들더라구요).
그런데,하루는 그 집 애가 일이 있어 학원을 못 가게 되었는데,그 엄마가 저 힘들거라면서 자기가 저희 애를 학원에 데려다 주겠다고 하더라구요.더구나 그 엄마도 약속이 있어서 학원까지 다녀오면 약속시간이 촉박할텐데두요.제가 저희 아이를 데려다 주고 오면 좋았겠지만,그날 비도 오고 작은 애가 밖엘 안 나가겠다고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거든요.
저 같으면 이런 배려들 생각도 못 하거든요.아니 생각은 하지만 언제든 그 상황이 종료된 뒤에 생각하게 되요.
남이 저에게 배려하는 것도 고마운 맘은 들지만,처음 드는 마음은 감탄이고요,두번째 드는 마음은 부담이네요.
제가 궁금한건,이 이웃 같은 분이 세상에 더 많은건지,아님 저 같은 사람이 더 많은건지예요.
지금까지 제가 크게 별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살았는데,이렇게 배려하는 이웃을 보면서 혹시 나만 이런거 아냐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사회생활을 거의 하지 않고 결혼하여 지금까지 살림하고 애만 키우고 살아서 세상살이에 좀 눈이 어둡네요.
여러분의 리플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