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지금부터 약 22년 전의 일입니다.
우리 집안의 맏딸인 나는 방년 16세 중학교 3학년, 고 밑으로 여동생 둘 그리고
그 아래로 우리집 귀남이 막내 남동생은 7살.. 부모님의 성화에 일곱살에 초등 1학년이
된 불쌍헌 내동생 철식이...
요녀석은 실제로 어리버리함이 극치를 이루고 또한 침은 왜 그렇게 젤젤 흘리는지
학교갈때는 앞가슴에 엄마가 옷핀으로 손수건을 채워서 보내야 했죠.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여름 방학이 끝나갈 무렵의 어느날
밖에서 놀다 집에 들어왔더니, 막내 동생은 방바닥에 엎드려 침흘리며 자고 있고
엄마는 방을 이리 저리 구르며 배를 잡고 웃고 있었어요.
나는 놀라 `엄마 왜그래? 왜그래? 하니 엄마는 아무 말도 못하면서 동생이 쓰다만
그림일기만 가르키셨어요.
문제의 그림 일기를 추켜든 나는 곧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죠.
방학 숙제인 일기를 며칠 쓰다 안하고 있던 철식이는 한꺼번에 하려다 그만
얼토당토 않은 일기를 쓰고 말았답니다.
내용인 즉슨 , 7월 31일 다음장 7월 32일 , 33일........무려 40일까지나??????
게다가 한결같이 시뻘건 수박 한쪽 그려놓고 , 오늘은 엄마가 수박을 사주었습니다
참 맛있었습니다. 고 다음날도 같은 그림에 같은 글씨, 심지어 어느날은 운동화
두짝 그려놓고 오늘은 엄마가 운동화사주었습니다. 참 맛있었습니다??????
하이고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고, 집안 망신이 따로 없는 일이었어요.
그뿐이 아니지요. 2학년땐가는 학교 에서 시험지를 가져왔는데 ,- 이 순신 장군은 누구와
싸우다 장렬히 돌아가셨나요-라는 문제 였어요.
내 동생 철식이는 답을 -북한 공산당-으로 적었답니다.(울 아버지가 직업 군인)
그후로도 내 동생은 그야말로 어리버리 했지만, 지금은 훌륭하고 씩씩한 대한 남아가
되어 다가 오는 12월에 드디어 결혼을 한답니다.
내동생 철식이 많이 많이 축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