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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슬픈건...


BY 아내 2006-11-29

요즘 너무 가슴이 답답하다

 

이제 곧 태어날 둘째 또다시 갓난아기 키울생각도 걱정이고

 

첫애도 아직 어린데 많이 한창 사랑주고 놀아줘야할 시기인데

 

동생태어나서 마음과는 다르게 못해줄 것같아

 

벌써부터 미안하고 ...

 

난 언제나 연말이 다가오면 한해를 마무리할 즈음에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아마 서른이 넘어서면서부터 나이 한살 먹기가

 

싫어서겠지

 

엊그제 서른된 것같더니 임신하고 애기르면서

 

정말 일년일년이 쏜살같이 빨리도 가더라

 

내가슴속에 처녀적 꿈도 아직은 열정으로 금방이라도

 

성냥을 대면 불이 확 피어오를 것같지만

 

현실은 그냥 애기엄마이자 며느리일꾼이자

 

징징대는 남편의 마누라일 뿐이다.

 

나도 사랑받던 딸이었는데 지금은 오로지 의무만이 늘어

 

베풀기만 해야할 나이인가보다.

 

오늘 애를 엄마에게 맡기고 장을 보러가는데

 

단풍이 알록달록 물기묻은 단풍이 너무 예뻐서

 

나도모르게 몇개 주워 호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이렇게 이쁜 단풍과 은행잎들이

 

이렇게  후두두둑 떨어져서 생을? 마감한다는게

 

너무 아깝단 생각이 들었다

 

몇일있음 시들시들해지겠지 이렇게 이쁜데

 

말라서 다 버려지고 말겠지

 

더불어 나도 벌써 서른네살  내년이면 헉 서른다섯살

 

나도 이제 시들시들해지는 나이가 되는 걸까

 

 

 

내가  가장 슬픈건 가장 가까워야할 남편이

날 세상에서 가장 이해해주고 믿어주고 아껴야할 남편이

내마음을 몰라준다는 데있다.

 

(물론 남편입장에서는 아내가 자기맘을 몰라준다고 생각할게 분명하다)

 

결혼오년이 넘어가건만 남편은 나만 빼고

다른사람에겐 늘 천사다

 

시부모님에겐 효자남편이자 친구들에게도 직장동료에게도

절대 거절못하는 착한 사람이다

딸에게도 그만하면 자상한 아빠이고

그러나 정작 나에게는 어떤가

냉정하기가 이를데 없다.

 

말다툼을 하고 너무너무 미우면 난 생각한다

 

내가 내눈 찔렀다고 ....

 

물론 사람이 인성이 좋고 생활력강하고 성실하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내자신도 별로 뛰어난 조건도 아니고

 

솔직히 그런남자 주변에도 별로 없었다

 

게다가 그때 처녀적엔 외모까지도 봤으니

 

난 선택해야했다

 

어릴때 돈에 너무 한맺힌게 많아 무뚝뚝하지만 생활력있어보이는

 

남자다워보이는 남편을 선택했다

 

저사람이라면 처자식은 안굶기겠지 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우훗

 

살아보니 참....너무 이기적이고 냉정하고 바늘로 찔러도 눈물한방울

 

나올 것같지 않고 글쎄 주변에 내주변에 너무 정많고

 

따뜻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사람들에게 중독이 되었었나?

 

그 반대인 성품을 가진 너무나 냉정하고 인색한

 

시어머니랑 남편을 대한다는게 참

 

쉽지가 않았다.

 

물론 내예상대로 돈걱정은 그렇게 안하고살지만

 

인간성없는? 사람이 남편이고 절대 존경할 수 없는

 

성품의 소유자가 남편이라는 생각이 너무 슬프다

 

글쎄 시어머니랑 남편은 따뜻하고 살가운 사랑을 받지못해서 그럴까

 

그래서 표현을 못하고 베풀지를 못하는걸까...

 

마누라가 임신을 해도 바나나 한쪽 사올줄 모르는 남편

 

기가차다.

 

며느리가 임신을 해도 귤하나 사주실줄 모르는 시어머니는 더 기가차다.

 

(그런데 그들이 바라는건 엄청 많고 해주면 또 좋아한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그들이 안되기도 하다

세상 참 재미없게 살고있으며

(주는 재미가 얼마나 큰데 )

 

역시나 내예상대로 시부모님은 만삭인 나더러

이번주말에 김장하러 오라고 몇번이나 신신당부를 하셨다.

 

전화가 오면 어떻게 거절할까 생각했는데

(큰맘먹고 처음으로 )

 

지난주말 얼굴보고 대놓고 오라시니 딱히 할말이 없었다.

예상은 했지만 기가 막혀서....

 

남편은 아직도 본가가 자기집인줄 알며

 

식구는 시댁식구들에게 우리?가 포함된 거라고 생각한다

 

주말마다 시댁가는 것도 그래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어찌이리 생각 하나하나가 나랑 일치되는게 없어서

 

슬프다. 마음을 비우는게 낫겠지

 

하고픈 말은 많지만 그만 접으련다.

 

 

이번주말엔 잠수탈거다.

김장이 문제가 아니라 김장이 힘든거야 까짓것 참을 수 있겠지만

 

날 물로보고 대놓고 며느린 일꾼이라고 못박는

시어머니에게 정말 실망이고

 

며느리가 셋이건만 항상 나만 만만하고 부려먹으려는

태도도 싫고

 

김치 안얻어먹어도 좋으니 이번엔 정말 안갈거다.